프롤로그
죄는 하와가 지었는데 왜 내가 죄인인가요?
K장녀, 사는 게 버거워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죄인가요?
사람들이 이유 없이 미워요
교수님 MBTI는 뭐예요?
성서는 왜 여성에게 폭력적이죠?
전공보다 ‘인서울’이 중요하지 않은가요?
나는 이제 순결하지 않은가요?
내 삶은 엄마를 밀어내는 전쟁이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이것은 사랑인가요?
성형수술을 하면 더 사랑받을까요?
남자다움이 도대체 뭔가요?
자살이 사는 것보다 더 쉬운 것 같아요
하나님이 정말 계신지 모르겠어요
사후세계가 존재하나요?
에필로그
책 속에서
부모의 시점에서 가장 먼저 만나고 오래 만나 특별한 사이가 되는 것이 장녀, 장남이라면, 그래서 큰아이로서의 책임이 엄중한 거라면, 하물며 자신에 대한 책임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 스스로 한번 물어보려무나. 너의 시점에서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가까이 만나고 가장 오래 만나며 가장 마지막까지 만날 사람은 누구일까? 그래. 바로 너 자신이란다. ― 33쪽, ‘K장녀, 사는 게 버거워요’
당신이 지난 5년 동안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면, 하여 본디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의 계산적 마음을 뛰어넘어 그에게 기꺼이 다가갔고 아낌없이 내어주었다면, 그동안 소복하게 쌓인 감정과 기억과 흔적이 당신을 아프게 할 수는 있지만, 당신을 더럽힐 수는 없습니다. 순결은 당신의 것이지 결코 타인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 104쪽, ‘나는 이제 순결하지 않은가요?’
그래서 너의 명제는 옳아. 너는 그 전쟁을 계속해야 할 거야. 엄마를 향해서만이 아니지. 너의 경계를 인정하지 않고 포섭하고 지배하고 조종하려는 사람들 속에서 도망치지 않고 의미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너는 결국 이 땅에 새로움을 가져올 거야. 혜지만이 창조할 수 있는 새로움을. ― 116쪽, ‘내 삶은 엄마를 밀어내는 전쟁이었어요’
자기혐오를 팔며 ‘업그레이드’하라는 이 문화 한복판을 살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야.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에서 사랑스러움을 발견해 주는 사람, 만나면 만날수록 나만의 사랑스러움이 점점 더 드러나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과의 만남이 사랑이 아닐까? 그런 사랑이 아니라면 용감하게 ‘사랑받지 않을 선택’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138쪽, ‘성형수술을 하면 더 사랑받을까요?’
맞아요. 이르면 다섯 살, 늦어도 일곱 살이었을 어린 나조차도 그 답을 알고 있었어요. 존재하기를 그치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쉽다는 것을.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방식,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방식이 저지당하고 제한받고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