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머리말 성폭력 사건은 결국 신뢰성 싸움이다
1장 문제는 권력이다 신뢰성 구조의 작동 방식
신뢰성 폄하 메커니즘
침묵당하는 피해자
2장 순결한 피해자와 짐승 같은 가해자 신뢰성 판단을 왜곡하는 고정 관념
피해자다움의 신화
가장 보통의 가해자
3장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피해자는 어떻게 불신의 대상이 되는가
의심부터 받는 피해자의 말
무죄 추정 원칙이라는 함정
상상 속에 갇힌 피해자
지나치게 신뢰받는 권력자들
자기 의심으로 가는 회로
법에 새겨진 불신
4장 기울어진 법정 피해자는 어떻게 비난을 뒤집어쓰는가
책임 떠안기 심리
‘나쁜’ 피해자
피해자를 탓하는 법
충분한 저항의 기준?
5장 하찮아지는 말 피해자는 어떻게 무시당하는가
“농담도 못 해?”
‘내가 예민한가?’
한없이 사소한 괴롭힘
강간당할 수 없는 여자들
“모든 관심이 가해자 쪽으로 갔다”
6장 폭력 이후의 폭력 신뢰성 구조는 어떻게 2차 가해를 부르는가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당할 때
믿었던 기관이 좌절감을 안길 때
법에 홀대당하는 피해자들
7장 불신을 넘어 생존자는 어떻게 치유의 길에 이르는가
인정, 지지, 연대
가해자에게 책임 묻기
법이 피해자를 존중할 때
맺음말
감사의 말
추천사
왜 여자의 말은 신뢰받지 못하는가?
이 기념비적인 책에서 검사 출신 법학자인 데버라 터크하이머는 성폭력 피해자를 무시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형사 사법 체제의 결함을 전문가의 눈으로 날카롭게 분석하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여성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사건을 고발한 후 경찰 수사, 검찰의 기소, 재판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피해자의 신뢰성이 폄하되고 사건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는 패턴이 있음을 밝혀 보여준다.
강간 피해자가 대성통곡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경찰의 오만한 무관심,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 모르게 양형 거래를 한 검사의 기만, 성폭행 현장에서 체포되었는데도 명문대 재학생인 강간범의 미래를 걱정해 형량을 대폭 감형해준 판사의 선택적 공감은 일탈적 사례가 아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유형화된 방식의 흔한 사례일 뿐이다.
젠더 폭력 사건 전담 검사였던 저자는 이 책에서 하비 와인스타인과 알 켈리 같은 유명인의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많은 실제 사례, 성폭력 생존자 변호사 검사 경찰 심리학자 사회학자 활동가 들과 나눈 인터뷰, 법을 근거로 삼아 성폭력 사건에서 신뢰성 판단을 왜곡하는 힘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원인, 권력의 역할을 분석하고 그 힘을 해체할 방법을 찾는다.
추천사
성범죄 피해자 변호를 맡을 때마다 절감한다. 피해 여성은 두 번 가해당한다는 사실을. 한 번은 현장에서 육체적으로, 한 번은 재판을 포함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서 언어적으로. 왜 피해자는 피해 경험을 호소할수록 피해 사실 자체를 끝없이 부정하는 언어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가? 이 책은 우리가 성범죄 피해자들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그들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고 색안경을 쓰고 보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친다. 저자는 경험의 진정성보다 권력의 크기가 말의 신뢰성을 결정하는 기만적인 ‘공모 구조’의 작동 방식을 놀랍도록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고발한다. 때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