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정말 복이 올까?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도 있지요. 웃음과 관련한 속담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서양에 두루두루 많습니다. 내가 웃든, 남이 웃든, 누구든 웃는 모습을 보면 서로서로 기분 좋고 흥이 날 수 있으니, 되도록 웃고 살자는 의미를 담은 것일 겁니다.
이 그림책 주인공, ‘허허 할아버지’는 그야말로 웃는 데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길가다 똥을 밟아도 거름에 보태면 되겠다고 허허, 누가 시비를 걸어도 도리어 자기가 미안하다고 허허, 도둑이 들어도 살림이 넉넉해 보인 모양이라고 허허. 이쯤이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옛 어른들 말씀마냥 ‘원, 너무 속없는 사람 아니야’ 싶은 의심이 들락말락합니다. 그런데 마침, 마을 너머 궁궐에 사는 임금님이 똑같은 생각을 했더랬지요. 이 임금님으로 말하자면, 낙엽이라도 하나 떨어지면 지저분하다고 한숨을 후우, 바른말이라도 좀 할라치면 잔소리한다고 한숨을 후우, 곡식이 잘 되어도 쌓아 둘 데가 없다고 한숨을 후우, 하고 이러나저러나 한숨을 달고 사는 양반입니다. 당연히 이런 임금님 눈에 할아버지가 곱게 보일 리 없고, 어디 저게 거짓 웃음인지 진짜 웃음인지, 웃으면 언제까지 웃는지 한번 보자고 작정하게 만들 법합니다. 이렇듯 전혀 다른 두 캐릭터가 이 그림책을 이끌어 갑니다. 한 사람은 입에 풀칠하기도 벅찬 마당에 허구한 날 허허 웃고 삽니다. 한 사람은 세상 모든 권력과 돈을 쥔 마당에 한숨 쉬기 바쁩니다.
옛이야기라고요? 우리가 한 발짝 발만 떼고 둘러보아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인물들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한 겁니다.
마음이 웃으면 행복이 온다
그런데 참말로 무슨 수가 있기에 그리 웃고 살까? 재물이 많은가? 입에 풀칠 정도 한답니다. 자식들이 잘 모시는가? 자식은 없답니다. 할멈이 떠받들어 주나? 그저 함께 늙어간답니다. 임금님은 걱정거리를 하나 던져 주자고 마음먹습니다. 황금 가락지 하나를 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