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과 고립의 시대, 열정적인 그림과 따듯한 글로 빚어낸 신나군 작가의 위로와 응원의 이야기
신나군 작가의 새 그림책 『컵마을』은 단절과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는 외로운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의 이야기입니다. 컵은 개인적이며 단절된 개개인의 삶의 모습이고, 컵마을은 함께 있지만 실은 고립된 채 살아가는 우리 삶의 공간입니다. 그 단절과 고립의 정적을 깬 것은 놀랍게도, 다름 아닌 버려지고 소외된 유기견들이었습니다. 잊혀지고 사라졌던 그 존재들이 다시 이름 불려 누군가의 의미가 되는 순간, 세상은 달라지고 맙니다. 서로 연결되고 화합하여 따뜻한 온기를 품습니다.
그런데, 진정 세상을 변화시킨 것은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이 버려진 강아지에게 손 내민 소녀의 용기였는지도 모릅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폭풍을 일으키는 것처럼, 소녀가 말없이 내민 손은 소외된 유기견들을 끌어안았고, 그들은 서로에게 의미를 주고받으며 세상을 연결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더 이상 컵을 세워 놓지 않도록 했습니다.
‘나는 컵마을에 살아.’라는 첫 문장은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는 ‘우리는 컵마을에 살아.’로 달라집니다. 고작 두 글자 달라졌을 뿐인 두 문장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간격이 있음을 이제 우리는 압니다.
그 두 문장 사이에서, 첫 번째 문장을 마지막 문장으로 바꾸기 위해, 더 이상 컵을 세워놓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에, 우리 모두 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에 신나군 작가는 지난 2년 여의 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대여섯 배는 더 많은 시간을 다문화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데 써왔습니다.
이 책 『컵마을』은 아직 뜨거운 그의 이야기입니다. 소녀가 강아지에게 손내밀었던 그 용기를 떠올리며, 그가 우리에게 내미는 작은 날갯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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