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에디터는 크리에이터다
1 _ 에디터는 욕망한다
편집적 욕망의 삼각형
내적 질문에서 공공 어젠다로
편집은 창조다
2 _ 에디터는 감별한다
원고라는 원점
차이를 감별하는 눈
매뉴얼을 넘어선 매뉴얼
3 _ 에디터는 연결한다
의사소통이 의사결정이다
포지셔닝의 비밀
사람이 콘텐츠다
4 _ 에디터는 노동한다
공부하는 사람을 공부하기
노동의 조건을 설계하는 법
5 _ 에디터가 에디터를 만나다
읽는 사람에서 읽히는 사람으로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는 방법
스트리밍 시대에 필요한 텍스트
에필로그 ; 이것은 에디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사람들
스트리밍 시대다. 유튜브 섬네일을 클릭해 오늘의 뉴스를 접한다. 습관적으로 켠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웃음과 위로를 얻는다. 영상과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로 접어들며 텍스트의 가치는 추락했다. 종이책이 대표적이다. 언젠가부터 책의 물성은 고루한 것, 느린 것, 지루한 것이 됐다. 2021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6~64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44.9퍼센트가 “평소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고 답했다. “출판계는 지는 별”이라는 말조차 이젠 구태하게 느껴진다.
상반된 양상도 보인다. 유명 소설가들은 에이전시로 편입되는 중이다. 소설가 김영하, 김초엽 등이 소속된 작가 에이전시 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 작가의 집필 일정과 행사 스케줄을 관리하고 팬덤 문화를 만든다. 지난여름엔 CJ E&M이라는 거대 자본과 손잡고 2차 저작물을 위한 콘텐츠 IP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연예계 인플루언서의 책 출간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방송인 김이나의 《보통의 언어들》, 가수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 등은 출판과 동시에 바이럴이 된다. 텍스트 가치는 하락하는데 인플루언서 작가는 부상하는 양극화는 출판 시장의 현실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들이 있다. 저자가 유명하지도, 출판사 규모가 거대하지도 않은데 특정 카테고리의 판매 순위 상단을 차지하는 책들이다. 어떤 경우 그 순위를 수개월, 수년간 유지하기도 한다. 조용히 빛나는 책들엔 유명세나 자본의 논리와 무관하게 돌아가는 영역이 존재한다. 독자가 필요로 하는 소재를 포착해 독자가 반응하는 언어로 가공하는 기획이다. 그 중심엔 에디터가 있다.
저자는 에디터의 역할을 욕망, 감별, 연결, 노동 네 가지로 제시한다. 내적 질문을 사회적 어젠다로 이끌어내겠단 욕망이 있어야 하고, 독자에게 필요한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을 감별해야 한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독자와 저자, 시장과 학계를 연결하고, 무엇보다 산발된 생각들을 책이라는 하나의 물성으로 완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 한자리에서 노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