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책 『강아지풀에서 코뿔소 뿔까지』 차례
책을 펴내며
해제: 『향약구급방』 읽기
1 고려 사람들이 가장 자주 접하던 일상 병, 중독
음식으로 인한 중독 - 상1 식독食毒
고기로 인한 중독 - 상2 육독肉毒
버섯으로 인한 중독 - 상3 균독菌毒
여러 가지 약물 중독 - 상4 백약독百藥毒
2 온갖 무는 것들
독충에 쏘이거나 동물에 물린 경우 - 상5 석교독 咬毒
3 일상의 난처한 상황 또는 거추장스러운 것들
목엣가시 - 상6 골경방骨 方
여러 가지 피부 증상 치료법 - 하9 잡방雜方
4 응급 상황, 갑작스러운 죽음의 문턱에서
목구멍 막힘 - 상7 식열방食 方
졸도 - 상8 졸사卒死
목을 매고 죽어가는 경우 - 상9 자액사自縊死
열사병 - 상10 이열갈사理熱 死
물에 빠져 죽어가는 경우 - 상11 낙수사落水死
5 술에 취하지 않는 처방과 술 끊는 방법
술병 - 상12 중주욕사방中酒欲死方
술을 끊는 방법 - 상13 단주방斷酒方
6 사지가 부러지고 꺾이는 일상
맞아 깨지고 부러져 다친 경우 - 상14 타손·압착·상절·타파墮損·壓 傷折·打破
쇠붙이에 찔리거나 베인 경우 - 상15 금창金瘡
화살촉이나 대나무 끝에 찔린 경우 - 중13 전촉급죽목첨자箭鏃及竹木籤刺
7 온갖 부스럼
못처럼 깊이 뿌리박힌 종기, 정창 - 중1 정창丁瘡
등창, 옹종, 부스럼, 젖멍울 - 중2 발배·옹저·절·유옹發背·癰疽·癤·乳癰
장에 생긴 옹종 치료법 - 중3 장옹방腸癰方
동상 - 중4 동창凍瘡
위중한 피부질환, 악창 - 중5 악창惡瘡
옻독 - 중6 칠창漆瘡
끓는 물에 덴 화상 - 중7 탕화창湯火瘡
단독 은진 치료법 - 중8 단독은진방丹毒 方
손가락에 발생한 종기, 대지창 - 중9 대지창代指瘡
손발에 깊이 박힌 옹종, 표저 - 중10 표저 疽
뼈에 발생한 종기, 부골저 - 중11 부골저附骨疽
이, 옴, 빈대, 벼룩이 일으킨 피부병 - 중12 선개과창癬疥 瘡
8 얼굴부터 가
『향약구급방』은 어떤 문헌인가
고려 의서 『향약구급방』은 현전하는 한국의 의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약물이나 의사 등 의료 자원이 부족한 향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약물과 경험을 통해 효과를 본 약방을 수록해 편람식으로 구성한 응급용 의료 지침서다. 이때 ‘향약’은 ‘동국東國 사람이 쉽게 알 수 있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약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국의 고유성보다는 편의성 및 구득성求得性을 지시한다. 고려시대 대장도감大藏都監(1232년 설치에서 처음 간행된 이후 조선 초기인 1417년과 1427년에 두 차례 중간되었는데, 현재 전하는 것은 1417년 중간본이 유일하다. 초간본은 고종 대 이후 고려 후기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편찬 연대와 저자에 대한 기록이 없어 현재로서는 미상이다. 다만 13~14세기 사이에 편찬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일본 궁내청 서릉부에 소장되어 있는 1417년 중간본 『향약구급방』은 상·중·하 3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권은 식독食毒·자액사自縊死 등 18개, 중권은 정창丁瘡·동창凍瘡 등 26개, 하권은 부인잡방婦人雜方·소아잡방小兒雜方 등 13개로 총 57개 항목으로 편제되어 있다. 질환별로 활용할 수 있는 처방 550여 개, 치료법 관련 조문 600여 개로 구성된 이 텍스트는 한국 및 동아시아 중세 의료의 문화적 양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모더니즘과 이분법을 넘어 열린 지평으로
기존의 전통적 역사 서술은 대체로 과학 대 문화, 근대 대 전통, 이론 대 실천, 중심 대 주변이라는 이른바 이분법의 분석 틀 안에서 이루어져왔다. 근대주의적 관점에서는 『향약구급방』이 전근대기 미신적 요소가 많은 방서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과학’의 대척으로서 ‘문화’를 강조하거나, 특정 약물의 경우 이른바 과학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려인의 지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논급하거나, 혹은 이 텍스트를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의학으로 이행하는 단계를 보여주는 중세의 과도기적 문헌으로 규정했다. 한편 과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