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
서론 : 문제의 제기
1장 그로테스크 : 실재와 용어
1. “오늘날 그로테스크라 불리는 것”
2. “이 이야기는 매우 그로테스크하다.”
2장 ‘그로테스크’ 개념의 확장
1. ‘지옥의 브뤼헐’
2. 코메디아 델라르테에 나타난 ‘가공의’ 세계
3. 질풍노도 드라마의 ‘그로테스크 정신’
3장 낭만주의 시대의 그로테스크
1. 이론
프리드리히 슐레겔 / “유머의 파괴적인 관념”, 장 파울 /
빅토르 위고의 ‘미녀와 야수’
2. 서사적 산문
서술자로서의 악마적인 해학가 / 그로테스크 야화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로테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이야기들』
3. 연극
아힘 폰 아르님 / “그로테스크하군, 그로테스크해!”―뷔히너의 『보이체크』 / 낭만주의 희극
4장 19세기의 그로테스크
1. 19세기 미학에서의 그로테스크 해석
2. ‘사실주의적’ 그로테스크 : 켈러, 피셔, 부슈
3. 독일 이외의 ‘사실주의’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5장 현대의 그로테스크
1. 연극 : 베데킨트, 슈니츨러, ‘그로테스크 연극’
2. 공포소설가 : ‘괴기문학’, 마이링크, 카프카
3. 모르겐슈테른과 언어 그로테스크
4. 토마스 만
5. ‘현대적’ 서정시와 꿈 이야기
6. 회화 속의 초현실주의 : ‘형이상회화’, 키리코, 탕기, 달리, 에른스트
7. 그래픽 미술 : 앙소르, 쿠빈, 파울 베버
결론 : 그로테스크의 본질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그로테스크의 본질
그렇다면 이처럼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저자가 규명한 그로테스크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자는 그로테스크를 유효한 미학적 개념으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여러 예술을 포괄하는 구조로서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구조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생경해진 세계”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끼던 것이 별안간 낯설고 섬뜩하게 다가올 때의 갑작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이 그로테스크의 일차적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생경함은 곧 일상적인 질서의 해체, 분명한 영역의 붕괴, 사물의 왜곡 등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생경한 세계를 초래하는 것은 아득한 ‘심연’에서 솟아난 존재들이며 무엇이라 명명할 수 없는 비인칭의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그로테스크는 “미지의 무엇을 구체화한 것”이라는 또 다른 본질을 부여받는다.
이러한 본질을 지닌 그로테스크를 창작하는 일은, 일차적으로는 결코 명확한 답을 구할 수 없는 아득한 심연의 웃음, 세계를 생경하게 만드는 모티프로서의 웃음에서 시작해 언어의 유희, ‘카프리초’의 유희로까지 이어진다. 그로테스크 창작의 과정에서 때로 예술가는 이런 유희에 지배당할 수도, 자유를 빼앗길 수도 있다. 이렇게 그로테스크의 창작은 “불합리한 것을 가지고 유희를 벌이는 일”이다. 이런 유희는 좀 더 나아가 명랑함을 벗어던지고 현세의 이면에서 세계를 생경하게 만드는 암흑을 불러내어 당혹스러움과 공포를 유발한다. 그리하여 은밀한 해방감과 음산한 섬뜩함을 동시에 초래한다. 이렇게 그로테스크의 창작은 “현세에 깃들어 있는 악마적인 무언가를 불러내고 그것을 정복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저자는 16세기, 질풍노도 시대에서 낭만주의 시대에 걸친 시기, 그리고 20세기를 그로테스크의 시대로 꼽는다. 그러면서 이 시기는 한결같이 기존의 세계관에 대한 믿음, 안전한 세계 질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던 때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그로테스크 예술에는 합리주의 및 조직적 사고에 대한 강렬한 저항이 깃들어 있다. 그토록 ‘그로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