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 수 없는 속삭임 ....... 9
2. 궁금한 건 못 참아 ....... 16
3. 가구들이 사는 집 ....... 24
4. 여왕의 식탁 ....... 32
5. 결혼한 엄마, 결혼 안 한 엄마 ....... 40
6. 꼭 필요한 사람한테 줄 거야 ....... 47
7. 사진 속 진주 목걸이 ....... 53
8.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다 ....... 60
9. 빨간 신호등 ....... 71
10. 할머니 찬스 ....... 78
11. 여왕이 돌아왔다 ....... 84
12. 숨기고 싶지 않은 비밀 ....... 89
13. 그 사람이 할머니였어? ....... 95
14. 드라마 주인공처럼 ....... 104
15. 내 딸이 우선이야 ....... 111
16. 낯설지 않은 얼굴 ....... 116
17. 꼭꼭 숨어 있던 마음 ....... 123
18. 하나보다 둘, 둘보다 셋 ....... 138
희생의 아이콘 혹은 극성 부모 역할에서 벗어나
가족 내에서 자신의 진정한 자리를 찾아가는 할머니 이야기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고도로 산업화된 현대 사회로 들어서면서 가족을 ‘부부와 자녀들’이라는 개념으로 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요즘은 엄마 혹은 아빠와 자녀로만 이루어진 한부모 가족도 있고 조손 가정도 있습니다. 꼭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서로 의지하고 살면 가족이고, 1인 가구나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가정도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처지에 맞게 가족을 꾸리고, 그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그에 따라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이 다르고 행복하기 위한 조건도 다르지요. 그 조건들 중에 최우선 순위는 가족 간에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하려 들거나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집에 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라도 멍든 가슴을 가진 가족이 될 것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한 가정의 조건과 가족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은 동화 《할머니의 자리》가 별숲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 동화는 올해 열한 살이 된 해봄이와 엄마가 단둘이 사는 아파트에 아줌마처럼 보이는 할머니가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할머니는 붉은색 매니큐어와 진주 목걸이, 선글라스로 멋을 내고 동네를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대형 가구들로 꽉 채워진 집에 혼자 살면서, 사람들에게 꽃무늬 양산을 휘두르며 괴팍하게 행동합니다. 해봄이와는 처음 보는 사이인데, 할머니는 어떻게 해봄이의 이름과 생일을 알고 있을까요?
사실 이 할머니는 해봄이의 진짜 할머니, 즉 해봄이 엄마의 엄마입니다. 할머니는 예전에 자녀들을 완벽하게 밀착케어하는 헬리콥터 맘이었습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삶을 희생해도 좋고, 자녀의 성공을 위해 지나친 간섭과 강요를 일삼았지요. 아직 어린 자녀들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자라는 모습은 해봄이 할머니의 자부심이었지요. 그런데 맞춤형 인간으로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