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_ 형사, 감성으로 합니다
한국 최초 여자형사기동대의 원년멤버가 되다 _10
여경 무용론과 경찰에 대한 욕설 앞에서 떠오르는 얼굴들 _17
내 목소리…… 기억하죠 _25
당신은 옳았다 _32
탈주범은 알았고 우리는 몰랐다 _38
여성 비하 발언으로 알아듣겠습니다 _49
형사, 감성으로 했습니다 _55
당신 왜 날 째려봐 _61
인질극에서 협상보다 중요한 것 _67
시집도 안 가는 보이시한 여자 형사의 스타일에 대하여 _75
조직의 시간 _79
혹시, 박미옥 형사님 아니세요? _87
2부_ 범죄 현장에서 만난 여자들
집창촌에 가다 _94
그녀는 없어져야 할 이유가 없었다 _100
박사방을 수사하며 하루도 맘 편히 쉬지 못한 너에게 _105
형사님은 모르시겠지만 _111
눈 없는 사람과 미동 없는 고양이 _118
형사를 살아내야 하는 여배우에게 _123
사기꾼은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노린다 _133
그녀가 나를 살렸다 _141
무소의 뿔도 사람 앞에 멈춘다 _146
너를 기다리고 있다 _153
3부_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다
어깨가 찰나에 움직였다 _160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는 사람 _166
가출 신고도 꽃바구니가 되도록 사는 게 형사다 _175
눈빛에서 두려움을 보았다 _182
모든 현장이 두려웠다 _190
딱 한 번의 마약은 없다 _197
범인의 터진 손등을 보면서 _203
유전자에 아버지 성씨가 있다 _210
너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살고 있을까? _217
범인에게 질 순 없다 _223
4부_ 전생에 형사였던 사람의 작은 책방
출가하고 싶은 형사 _230
돈이 뭐길래 _237
그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 _243
형사의 자격 _249
누구나 끝까지 지키고 싶은 체면이 있다 _255
제 딸을 제가 죽였어요 _261
우리는 단무지처럼 살았을까? _269
상황 좀 끌고 가주라 _276
삶의 도구를 바꿀 때가 되었다 _283
전생에 형사였던 여자들의
드라마 〈시그널〉〈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괴물〉〈너희들은 포위됐다〉, 영화〈감시자들〉…
수많은 작품을 자문하고, 극의 모티브가 된 형사 박미옥.
여경 무용론과 성별에 대한 모든 편견을 무너뜨리는 그의 실화가 공개된다.
그가 처음 강력계 형사가 되었을 때,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남자 형사들에게도 여자 형사란 낯설고 이상한 존재였다. 여형사들은 쉽게 복사 심부름이나 보조업무로 밀려나기 일쑤였고, 여형사가 배치되면 ‘형사기동대 차로 운전연습을 하더라’ 같은 구설이 퍼지기도 했다. 여형사들끼리 거의 다 해결해놓은 사건을 막판에 ‘여형사가 범인을 직접 검거하기엔 위험하다’는 이유로 남자 형사에게 고스란히 공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형사들은 이렇게 사건뿐만 아니라 세간의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하물며 최고의 검거 실적을 쌓아가던 박미옥 형사가 강남경찰서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도, 그는 공식석상에서 이런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강력계장실로 기자들이 몰려왔다. 온갖 질문이 쏟아졌다. 순간 어느 기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한다.
“립스틱 정책입니까?”
아니, 립스틱도 잘 안 바르는 사람에게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기자에게 되물었다
“립스틱 정책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죠?”
“유착 비리가 여자 강력계장을 얼굴 마담으로 앉혀놓는다고 해결되느냐는 뜻입니다.”
기자의 빈정거림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바로 말해주었다. 오랜 형사 생활 동안 만들어진 공격성이 즉각 가동되면서 나는 머뭇거림 없이 맞받아쳤다.
“기자님, 제가 강력사건 경험이 일천하다거나 강력계장직을 해본 적도 없다거나 지금껏 사건 수사경력이 허접하여 강남을 책임질 정도의 실력이 안 된다면, 오늘 기자님 말씀을 깊이 반성하고 듣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력계 경력이 오래되고 강력계장으로서의 경험도 괜찮고 실력도 꽤 인정받아 상위그룹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사람이라면, 오늘 기자님 말씀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알아듣겠습니다. 기자님이 아직 저를 판단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