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에게
시작하며
프롤로그 파리의 간주곡
PART 1 마지막 70일, 70점의 그림
CHAPTER 1 첫인상
CHAPTER 2 절충학파 의사
CHAPTER 3 둥지
CHAPTER 4 풍경 속으로
CHAPTER 5 가셰 박사의 초상
CHAPTER 6 가족 방문
CHAPTER 7 드넓은 밀밭
CHAPTER 8 꽃다발
CHAPTER 9 초상화
CHAPTER 10 고갱의 열대의 꿈
CHAPTER 11 파리에 다녀온 하루
CHAPTER 12 이중 정사각형
CHAPTER 13 마지막 작품
PART 2 종말
CHAPTER 14 총성
CHAPTER 15 마지막 시간
CHAPTER 16 장례식
CHAPTER 17 자살인가 타살인가
CHAPTER 18 테오의 비극
PART 3 명예와 부
CHAPTER 19 전설의 탄생
CHAPTER 20 아버지와 아들
CHAPTER 21 가짜?
CHAPTER 22 숨겨진 초상화
CHAPTER 23 여인숙으로의 순례
CHAPTER 24 오늘
반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서
연보
주
참고문헌
감사 인사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이미지 크레디트
고립된 생활 청산,
새로운 희망에 대한 기대
1890년 5월 16일, 빈센트 반 고흐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생폴드모졸 요양원을 나와 파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바깥세상과는 1년 만의 조우였다. 밤 기차를 타고 파리로 향하는 동안 빈센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당장은 몇 시간 후 만나게 될 테오와 그의 가족을 떠올리며 기쁨과 설렘이 공존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요양원에서 고립된 생활을 막 마치고 나온 터라 다소 두렵기도 했으리라. 하지만 걱정과 달리 요하나는 빈센트의 첫인상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아픈 사람을 예상했으나 그는 건강하고 넓은 어깨, 미소를 띤 혈색 좋은 얼굴의 남자였다. 아주 확고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빈센트가 요양원을 퇴원하던 날 담당 의사였던 페롱 박사는 소견서 말미에 “치료되었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페롱 박사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관점으로 빈센트의 완치를 판정했다고 추정하고는 하지만 요양원 기록을 보면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 환자는 거의 없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빈센트의 상태는 1년 전에 비해 상당히 회복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5월 17일 이른 아침 파리에 도착한 빈센트는 자신을 마중 나온 동생 테오와 약 2년여 만에 재회한다. 반 고흐 형제는 애틋함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함께 집으로 돌아왔고, 빈센트는 처음으로 테오의 아내, 생후 3개월 된 조카와 만났으며, 아파트 벽을 가득 채운 자신의 그림을 살펴보았다. 이후 반 고흐 형제는 국립미술협회 전시, 일본 판화 전시, 그리고 아방가르드미술 수집가이자 딜러인 쥘리앵 탕기의 상점에 차례로 들러 변화하는 미술의 기운을 흡수했다. 과연 고립된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이었으리라.
오베르에서의 마지막 시간,
그리고 높아가는 예술가의 명성
책은 이처럼 요양원을 나와 독립적인 생활에 대한 기대와 도전을 준비하는 빈센트의 새로운 출발로 시작한다. 총 3부로 이루어진 구성에서 가장 긴 부분을 차지하는 1부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