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장 언어에 대한 성찰들
필요의 말, 정념의 말, 논리의 말
아기에게 말은 어떻게 도래할까
파롤과 랑그
2장 살아 있는 말과 세계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
말을 잃어버린 여자아이
무인도에 도착한 로빈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3장 감각과 말
살 또는 감각의 언어들
감각, 예술, 사랑, 해독해야 하는 기호
은유, 이해하는 마음과 공감의 장
나가며
참고문헌
감정과 함께 터져나온 최초의 말
-언어는 무엇을, 왜 표현하는가?
최초로 언어를 발화한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는 한, 말의 기원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장 자크 루소는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언어의 기원》을 집필해 최초의 말에 대해 탐구한다. 루소는 왜 찾을 수 없는 답에 관한 책을 쓴 걸까? 언어의 기원, 언어가 탄생하는 순간을 탐구하는 것은 곧 언어의 본질을 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루소는 언어를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중요한 두 감각인 청각과 시각에 대응하는 음성언어와 몸짓언어로 나누어 언어의 기원을 설명한다.
시각에 기초한 몸짓언어는 욕구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언어다. 밥을 먹고 싶을 때 먹는 시늉을, 잠을 자고 싶을 때는 잠자는 시늉을 하면 된다. 즉 원하는 바를 그대로 몸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몸짓언어는 주로 생존에 관한 욕구를 표현한다. 과거 인간은 욕구를 표현하는 몸짓언어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루소는 몸짓언어는 정신적·심적 욕구인 정념을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인간은 슬픔과 두려움, 기쁨, 사랑 등의 정념을 표현하기 위해 음성언어를 발달시켰다고 말한다. 나아가 상업 교류가 발달하면서 음성언어를 기록할 수단이 필요해졌고, 이를 위해서 문자언어가 등장했다고 말한다. 즉, 루소는 우리가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정념의 표현’에 있다고 보았고, 이를 언어의 기원으로 설명한 것이다. 루소는 음성언어와 정념의 표현이야말로 인간의 생명력을 표현하는 언어의 본질적인 측면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문자언어로 전개되는 논리학의 발달이나 문법을 체계화하여 인위적으로 언어를 구조화하는 시도가 언어의 생명력을 시들게 한다고 보았다.
언어를 얻고 자신을 잃어버리다
-언어를 통해 기표의 세계로 들어가는 인간과 존재의 죽음
루소는 인류가 처음으로 말을 연 순간에 주목하지만, 프로이트와 라캉은 우리가 첫말을 떼는 순간, 즉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순간에 주목한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주어진 언어의 세계로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