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를 지나 우리 앞에 온 요즘 토끼
토끼는 우리에게 영리하고 꾀가 넘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이것은 옛이야기 속에 그려진 토끼 이야기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토끼는 《별주부전》에서 별주부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에 가, 바닷속 용왕에게 간을 내어 줄 뻔했지만 위기의 순간에서 꾀를 내어 자신을 구하는 모습이 정말 영리해 보인다. 한편으로는 그 속임수가 놀랍기도 하다. 또 토끼는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도 각인되어 있다. 보름달을 유심히 살펴보면 토끼의 그런 형상이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중·일 문화권에서는 달에서 토끼가 살고,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가 민담이나 민화로 많이 전해진다. 인도나 불교의 설화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옛날부터 이야기의 소재로 널리 쓰이고,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인 토끼가 요즘 이야기를 들고 나타났다.
이 책을 쓰고 그린 강혜숙 작가는 옛이야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다. 옛이야기의 원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옛이야기 속 토끼의 본성은 유지하고, 요즘 스타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현대 사회에 완벽 적응한 요즘 토끼의 활력 넘치는 생활!
지식을 찾아 오늘도 서점으로 총총총!
재미있는 책은 당근 다섯 개!
덫에 걸리면 아름다운 똥파리 작전 개시!
《요즘 토끼 타령》은 2부로 구성된 이야기이다. 1부 〈어수룩한 호랑이와 꾀 많은 토끼〉는 12개의 에피소드로, 현대 사회에 완벽 적응한 토끼 이야기이다. 시를 연상하게 하는 짧은 텍스트와 4컷 만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꾀 많은 토끼와 어수룩한 호랑이를 대조적으로 그렸다. 이 이야기의 토끼는 평소 책을 즐겨 읽으며, 지식을 뽐내길 좋아한다. 그래서 지식을 찾으러 굴 서점에 갔다가 화제의 신간 《호랑이 관상 보는 법》이란 책을 구입한다. 잘 팔린다고 다 좋은 책이 아니라는 신념이 있었지만, 예로부터 토끼들에게 가장 위험한 대상인 호랑이 관상 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