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전숭규 신부님을 생각하며
머리말 국화꽃을 키운 사제
1월 해오름달
복 받은 삶이란
역시 천주교 신자답군요
박물관이 아니라 꽃밭을 가꾸어라
길 떠난 동방박사들처럼
가지런한 신발
병든 영혼에 링거액을 부어줄 사람
예수님의 누이가 된 할머니들
어리석음의 상징인 십자가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십니까?
2월 시샘달
평범한 하루에 구원이 있다
상처받은 마음으로 남의 아픔을 헤아릴 때
어려운 이웃을 향해 열어둔 문으로 주님이 들어오신다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것
잘 듣는 것도 훌륭한 나눔
자비로운 마음이 하는 일
새벽은 언제 오는가
이해할 수 없는 어둠 속에 서 있을 때
더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심에서 벗어나기
죄의 효용성
홀로 족한 자와 공감하는 자
3월 물오름달
하느님 손에 맡길 때 변화가 온다
사랑이 없는 곳에 사랑으로 응답하기
연천성당의 신앙의 형제들
천국으로 가는 사다리
열등감 대신 닮고 싶은 마음을
은혜는 다른 사람에게 갚는 것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 서다
세상이 달라 보일 때
죽어야 산다
거꾸로 사는 사람
갈증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
세상의 고마리가 되어
4월 잎새달
환호하다가 등 돌리는 사람들
사제를 위한 최고의 만찬은 기도
어두운 밤을 무사히 지새려면
먼저 죽어야 합니다
왜 하필이면 갈릴레아인가
막달레나처럼 사는 법
일상의 신비체험
구름 너머에 있는 태양을 보는 것
다른 빛으로 충만한 사람
빛을 마주하면 어둠은 등 뒤로 물러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에 몸을 내던지는 용기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자운영을 푸른 거름이라고 하는 이유
5월 푸른달
고정관념에 묶이지 않는 신앙인
예수님에게서 우리에게로 흘러드는 생명
믿음은 건너감
세상에 속하지 않고 살아가기
근심하지 않는 믿음
어떤 시간 속에 살 것인가
고통이 구원 사업에서 하는 역할
사다리가 된 예수님
예수님의 버킷리스트
우리의 삶이 작은 날갯짓이 되도록
지금 여기서 사랑
신앙의 선물을 안겨주고 떠난 맑은 영혼의 사제
전 신부는 예수처럼 사순절 기간에 병마와 싸우며 거룩하게 보내다가 성삼일 동안 생의 마지막 정리를 하다가 예수가 부활한 날 이른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 동료 사제와 교우들은 전 신부가 의연하게 병마와 싸우는 모습에서 오히려 큰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의연하게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모습에서 큰 신앙의 선물을 받았다. 그는 동창 사제들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병고의 고통을 통해서도 얻는 축복도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밤에 잠이 안 와서 생각하는 것은 하느님과 동창들에 대한 생각입니다. 살면서 그토록 그리웠던 것이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동기들, 그동안 소홀해서 미안하고, 부족한 나에게 최고의 사랑을 다해주어 고맙습니다. 하늘에서도 그 사랑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도해주세요.”
한가을 화사하게 피어난 국화꽃 속에서 신앙공동체를 일군 사제
2004년 의정부교구가 설립되었을 때, 그는 “의정부교구에서 가장 작은 성당, 가장 가난한 성당으로 보내주십시오”라고 교구장에게 청하고 경기도 북단의 연천성당에서 8년간 주임신부로 지냈다. 전 신부는 마치 한번 본당신부를 하고 그만둘 것처럼 그곳에서 자신을 온통 쏟아부었다. 그는 연천성당을 ‘내 본당,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는 내 본당!’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국화꽃을 키우고 가을철에는 국화 전시회를 열어 사람들을 성당 마당으로 초대했다. 후미진 시골 성당이 국화 전시회 명소가 되었고, 지역 주민도 함께하며 신자 비신자 가릴 것 없이 지역민 모두 어우러지는 축제의 한마당을 이루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지만 환한 웃음으로 모든 손님을 환대했다. 그는 그렇게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일궈갔다.
그는 사제로서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려 애쓰고, 자신의 사명에 충실하였으며 말과 삶을 일치시키려 노력한 ‘교회’의 사람이었고, 국화를 정성껏 가꾸던 모습이 말해주듯 땀 흘리는 노동의 귀함을 잘 알고 꺼리지 않았던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