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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이방인들의 영화 : 한국 독립영화가 세상과 마주하는 방식 - 카이로스 총서 93
저자 이도훈
출판사 갈무리
출판일 2023-03-31
정가 25,000원
ISBN 978896195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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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5

1장 혼돈의 사회와 도시의 리듬 30
2장 영화의 도시에 대한 권리 72
3장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가 역사와 벌이는 한판 내기 113
4장 현장을 전유하는 다큐멘터리 158
5장 불안에 대한 에세이적 성찰 203
6장 포스트 시네마적 상상 256
7장 이 지루함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302
부록 : 사유하는 영화, 에세이영화 316

참고문헌 364
인명 찾아보기 380
용어 찾아보기 382
이름 없는 영화, 한국 독립영화

우리 주변에는 이름 없는 영화들이 있다. 이름 없는 영화는 관객의 관심 바깥에 있어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영화를 가리킨다. 극장 개봉을 해도 관객이 보러 가지 않는 영화, OTT에 서비스되어도 추천 목록에 뜨지 않는 영화, 영화제에서 상영되어도 평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영화 등이다. 이외에도 영화산업 시스템의 바깥에서 만들어졌기에 관객과 만날 기회가 적은 영화, 특히 예술영화, 독립영화, 실험영화, 대안영화로 분류되는 작품이 이름 없는 영화에 속한다.
『이방인들의 영화』는 한국 독립영화가 이름 없는 영화의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한국 독립영화는 1970년대에는 소형영화, 1980년대에는 작은영화, 민중영화, 민족영화, 1990년대 이후에는 독립영화, 저예산영화, 다양성영화, 독립예술영화로 불렸고, 그 이름이 무엇이든 자본, 권력, 상업영화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 유통, 상영하는 대안적인 영화 모델과 영화 실천을 만들어 왔다. 1980년대 이후 아마추어 영화인들이 제작 집단을 결성해 공동으로 작품을 연출하고 극장이 아닌 장소에서 상영한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제도권과 상업영화 시스템을 벗어나 만들어진 한국 독립영화는 관객과 만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 결실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영화제 수상 실적을 바탕으로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거나 극장 개봉을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김동원 감독의 <송환>(2004,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2008,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2011, <소공녀>(2018, 김보라 감독의 <벌새>(2019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어느 정도의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한 작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 독립영화가 이름 없는 영화의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