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해방을 위한
꿈과 환상의 경이로운 밤
“그제야 나는 우리가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지 깨달았지.
바로 해방 작전이었어.”
이야기 속의 밤은 어느 낮보다도 환하고 반짝거린다. 파타무아를 따라나선 아이가 사뿐사뿐 누비는 밤의 세상은 아름다운 공감각적 심상으로 가득 차 있다. 열기구가 되어 날아오르는 음표들, 다르랑다르랑 코를 고는 나뭇잎들, 방울방울 흘러내리는 색색의 한숨들…. 부루퉁한 얼굴로 뿌옇게 맞는 흑백의 아침 대신 간밤의 모험을 기억하며 설레는 알록달록한 아침이 되기를. ‘세상 모든’ 길 위에 저마다의 이야기로 가득한 그림자를 만들어가기를. -‘옮긴이의 말’에서
“솜털 같은 밤의 고요를 뒤엎는” 놀라운 해방 작전
하지만 꿈의 한복판에서 세상 모든 꿈과 상상을 가로막는 거대하고 시커먼 벽을 만나고 만다. “빗장으로 재갈이 물려” 있는 철문과 “커다란 한숨이 방울방울 떨어져 내리는” 자물쇠를. 그 뒤로는 “달리거나 날고 싶은 간절한 열망”들이 수없이 많이 억눌려 있다. 소녀는 그제야 파타무아와 친구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챈다. “바로 해방 작전”이다! 즐거운 놀이이면서 막중한 임무기도 한 이 작전은 도시 안에 어마어마한 폭풍우를 불러일으키고 거대한 무지개들을 흩뿌리게 한다.
글 작가 세실 엘마 로제는 “꿈이란 일상에 달콤함과 고요함 혹은 경이로움을 되살리고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꿈같은 해방과 자유는 곧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됨을, 그는 이 시적이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꿈꾼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 그로써 새로운 가능성의 장을 열어나가는 일임을. 이제 시커먼 철문을 넘어, 닫힌 창문을 열어, 한밤에 마주친 낯선 고양이를 따라 지붕 위를 기꺼이 따라나설 준비가 되었을지. “저마다의 파타무아”를 일깨운 것, 창문 너머 한밤의 산책이 우리에게 안겨준 선물이다.
《곰들의 정원》, 《레몬 타르트와 홍차와 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