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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상처적 체질 -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저자 류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0-04-08
정가 12,000원
ISBN 97889320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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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달나라
獨酌
빈숲
법칙
벌레처럼 울다
그리운 우체국
바다로 가는 진흙소
폭설
무늬
어떤 흐린 가을비
내 이름의 꽃말
첫사랑
지도에 없는 마을
파적
퇴근
칠판
두물머리 보리밭 끝
편지를 쓴다
상처적 체질
독백
위독한 사랑의 찬가

제2부


황사
중독
안쪽
평화로운 산책
도망간 여자 붙잡는 법
홍길동뎐
햇살, 저 찬란한 햇살
추억에는 온종일 비가 내리네
남겨진 것
시인의 근황
86학번, 일몰학과
86학번, 황사학과
낮은 여름이고 밤부터 가을
친절한 연애
분교마을에서
니들이 내 외로움을
만다라다방
極地
이력

3부
집에 가는 길
풍경
전술보행
머나먼 술집
반성
공무도하가
두번째 나무 아래
둥근 저녁
난독증
유부남
셀라비
반가사유
거룩한 화해
너무 아픈 사랑
치타
사람의 나날
계급의 발견
생존법
聖 삶
겨울의 변방
가족의 힘
구멍 經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탐색
당신의 처음인 마지막 냄새의 자세
쉽고 깊은
더 나은 삶
과거를 ( 하는 능력

해설 통속미 혹은 존재의 희비극 _최현식
존재와 세계의 희비극을 가로지르는 통속미,
희망과 사랑을 향한 절실한 노래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으나, 이후 한 편의 작품도 발표하지 않았던 시인, 류근이 등단 18년 만에 첫 시집 『상처적 체질』을 펴냈다. 지면에서 한 번도 만나볼 수 없었기에 그의 이름은 독자들에게 낯설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노래를 이미 들은 바 있다. 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은 원래 그가 쓴 시였다. 그러나 이번 시집엔 익숙한 그 노랫말은 물론이고, 그를 문단에 들어서게 한 신춘문예 당선작도 실리지 않았다. 시인은 그렇게 세상에 한 번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시 70편을 담은 한 권의 시집으로 처음, 독자들을 만난다. 그러나 독자들은 금세 알아차릴 것이다. 자신의 가슴이 익숙한 감정으로 두근거린다는 것을.

아무리 어려운 책을 읽고 심도 있는 생각을 하더라도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더욱 가슴을 치고 갔던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체질적으로 약해서 조금만 건드려도 울컥, 마음이 흔들리는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잊고 있거나 감추어둘 수는 있지만 부정할 수 없는 그런 것.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류근의 시에는 이처럼 익숙한 상처와 슬픔이 배어 있다.

그의 시를 읽는 일은 슬픔과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과 같다. 쓸쓸한 영혼들의 상처는 타자에 의해 가감될 수 없는 고유한 것이므로 철저히 단독자의 형식이지만, 체질이 비슷한 우리는, 타인의 상처에서 나의 상처를 보게 된다. “모든 슬픔은 함부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삼류가” 되고, 하여 “내 슬픔은 삼류다”(「어떤 흐린 가을비」라는, 감상투에 선언적이기까지 한 이 고백이 힘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의 시에서 ‘통속(通俗’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클래식과 정통의 지위에서 늘 미끄러지고 추방될 수밖에 없는 주변부의 삶에 들러붙는 클리셰의 하나”인 통속은 “세상에 널리 통하는 일반적인 풍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