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잃어버린 겨울 방학 - 봄볕어린이문학 27
저자 이소완
출판사 봄볕
출판일 2023-03-13
정가 14,000원
ISBN 9791190704946
수량
작가의 말
할머니의 모자
만우절 연극
잃어버린 겨울 방학

추천사
인생의 내밀하면서도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린 아이들이 제 마음의 이름을 알아가는 세 편의 이야기.

이 책이 들여다보는 감정은 어린이가 여간해서는 보여 주려고 하지 않았던,
그들의 심장 저 안쪽의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는
그만큼 자기 자신에 가까운 위로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성장하는 어린이 곁에 놓아 주고 싶은 책이다. _김지은(아동문학 평론가

어린 사람들에게 찾아온 낯선 경험, 두려운 생각, 쓰린 마음……. 어른들의 사전이 섣불리 재단해 버린 어린 마음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인다. 그 마음을 정성스럽게 옮겨 적는다. 어린 사람들은 《잃어버린 겨울 방학》으로 제 마음의 이름들을 알게 될 것이다. 문학의 위로를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_ 이현(동화 작가

할머니의 모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순영이는 어른들이 큰 소리로 울자 혼이 쏙 빠질 것 같았고 영정 속 할머니 눈과 마주치는 것도 무서웠고 하루 종일 향냄새를 맡고 있으려니 속이 울렁거렸다. 친척들이 오다가다 순영이를 보고 할머니가 예뻐하던 그 손녀냐고 아는 척을 하는데 속으로 움찔했다. 엄마가 할머니 유품을 정리할 때 발견한 할머니 모자를 순영은 자기가 쓰겠다고 했다. 마음은 불편하지만 할머니를 잊지 않는 착한 손녀가 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순영은 시간을 두고 조금씩 할머니의 죽음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방식이 어른들처럼 덤덤하거나 유연하지 못하고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불안하다. 열두 살 아이에게 할머니의 죽음은 온전히 이해하기에 너무 큰 벽과 같다. 악몽을 꾸기도 하고 잠을 설치는 날들을 지나 사십구재가 되었다. 친척들이 다 돌아가고 잠자리에 들 무렵 순영은 엄마로부터 죽는 게 꼭 무섭거나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걸 알게 될 때가 올 거라는 말을 듣는다. 순영은 그제야 진심으로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편안한 잠에 빠져든다. 열두 살 아이로서 헤아리기가 쉽지 않은 할머니의 죽음은 순영의 삶에 굵은 나이테를 그리게 된다.

만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