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1부
신자유주의는 우리 내면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나
014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에 대한 사유 | 이계삼
031 달리는 신자유주의 열차에 ‘우리’라는 좌석은 없다 | 정용주
050 ‘매니저 엄마’의 탄생과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 | 박소진
062 신빈곤, 혹은 외환 위기의 아이들
- 비유예, 비훈윤적 문화 | 민가영
2부
모두를 위한 학교는 없다
076 학교가 버린 아이들, 학교를 버린 아이들 | 채효정
095 문제아 홀로코스트
- 남양주 K고 무더기 퇴학 사태 |혜원
111 “선생님, 우리 반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 장애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배제와 차별 | 류경원
122 학교에 학습 부진 학생은 없다!
- 학교 부진아 정책 실태 보고서 | 정용주
141 아이들은 실패할 권리가 있다
- 흔들리는 아이들, 하지만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들 | 이미연
160 될성부른 떡잎들만을 위한 세상
- 명품교육도시 K군에서 보낸 비교육적 나날들| 최은정
3부
대학의 교육 불가능
174 학문하지 않는 대학 | 문수현
184 대학, 악마와 거래하다
-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그 이후 | 노영수
199 ‘잉여’들의 반란과 명륜동의 봄
-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생들이 보낸 ‘475시간’에 대한 기록| 오혜진
208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 가난할수록 공부할 수 없는 | 서유정
224 괜찮다, 안 괜찮아도 괜찮다
- 어느 운 좋은 예비 졸업생의 취업 성공기 | 최은정
236 카이스트의 유령들
- ‘동시대인’의 죽음, 동시대인의 ‘죽음’ | 엄기호
에필로그 : 교육 불가능의 시대, 가르친다는 것은<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을 말하다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서 경쟁과 자기 계발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는 교육 주체들,
살벌한 경쟁에서 낙오하고 학교에서 배제되고 추방당하는 학생들,
더 이상 학문은 하지 않고 취업 학원으로 변한 대학….
오늘날 한국 교육은 사실상 교육 불가능한 현실에 처해 있다.
하지만 교육 불가능을 넘어 희망의 페다고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바로 이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을 말하다
오늘날 학교는 사실상 ‘교육 불가능’의 공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수업을 외면하고, 교사에게 대들고, 잠을 잔다. 아이들끼리의 먹이사슬은 더욱 공고해지고, 폭력과 일탈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간다. 우등생은 학원에서 공부하고 열등생은 친구들 만나는 재미 하나로 학교에 간다. 한 해에 7만 명이 학교에서 밀려나는데, 이렇게 밀려난 아이들의 상당수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알바를 하며 연명하거나 성性산업에 편입된다. 학교는 좌절의 공간이고, 세상은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할 정글이다.
교사들도 학생들만큼 무기력하다. 교사 집단을 관통하는 안락의 정서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교사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을 통해 ‘자기 혁신’이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고, 강화되는 평가 시스템 속에서 지식인으로서 정체성도 교육자로서 책무감도 내버린다. 일제고사로 대표되는 학교 간 경쟁이 강화되면서 교사들은 오로지 학생들의 성적으로 평가를 받게 되고, 결국 거대한 경쟁 시스템의 부속품이 된다. 전인교육은 고사하고 입시 교육에서도 주도권을 학원에 빼앗긴 교사들은 그저 학생들 스펙이나 정리해 주는 관리자로 전락했다.
그러므로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가 방기한 몫을 떠맡아야 한다. 학부모는 아이가 일탈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야경夜警이자, 학교 안과 밖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스펙 쌓기에 전념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