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괜찮으면 종이학 하나 접어 줄래요?”
비가 오면 학교에는 놀라운 일이 생긴다
비 오는 여름 방학, 풍영중학교 도서부 소속 종이접기 클럽 멤버인 세연, 모모, 소라는 학교에 모여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을씨년스럽게 내리는 비에 멤버들은 도서실 귀신 이야기를 나누고, 학교 운동장 나무 밑에서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아이를 갑자기 발견하고는 소리를 지른다. 아이는 금방 사라졌지만 정전과 의문의 발소리, 낯선 사람의 등장 등 기묘한 일은 계속해서 벌어진다.
“부탁이요?”
나는 경계를 굳이 감추지 않고 물었다.
“혹시 괜찮으면 종이학 하나 접어 줄래요?”
뜬금없이 종이학이라니, 경계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상한 부탁인 거 아는데 꼭 필요한 일이 있어서 그래요. 딱 하나면 되는데 어려울까요?” (본문 15면
종이학을 접어 달라는 부탁을 한 의문의 여인 역시 사라지고,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가진 채 종이접기 클럽 활동을 이어가는 세연과 모모, 그리고 소라. 학교 도서실에 얽힌 괴담과 자신들이 겪은 기묘한 일에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은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선다. 괴담 마니아 선배 ‘장휘’와 인터넷을 뒤져 종이학 괴담을 알고 있는 풍영중 졸업생 ‘즐거운 연꽃’님에게 옛날 학교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선생님 ‘지문’에게 과거 이야기를 물으며 진실에 다가가려던 찰나 도서실 지하에서 소라가 사라진다. 소라를 찾다 도서실 캐비닛과 벽 사이에 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세연과 모모는 그 안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통로는 클럽 멤버들을 이상한 세계로 초대하는데……. 세연과 모모, 소라는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을까?
“사실은 나 무서워.”
모모가 속삭였다.
“나도.”
우리는 손을 더욱 꽉 잡았다. 모모의 손에 땀이 고여 있었다. 우리는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본문 127면
“넌 네가 얼마나 괜찮은 애인지 알 필요가 있어.”
끝까지 혼자 접어야 하는 종이접기
하지만 같은 책상에 모여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