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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100년 묵은 달봉초등학교 - 햇살 어린이 92
저자 조지영
출판사 현북스
출판일 2023-06-07
정가 15,000원
ISBN 9791157413768
수량
1. 설마 100살?
2. 어쩌다 보호자
3. 일본 애 뒤싸개
4.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5. 이것도 인연이라고
6. 똥 묻은 개
7. 전설 뭐 그런 거
8. 진짜 이름
9. 운동회
10. 갑자기 소나기
11. 꼬마 귀신이라니
12. 괴담보다 끔찍한
13. 복수는 나의 힘
14. 귀신이고 뭐고
15. 숨바꼭질
16. 마지막 선물
17. 전설 아니 역사
18. 달봉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작가의 말 학교의 역사가 불러낸 이야기
책 속에서

복도를 따라 걷는데 과학실 앞으로 누군가 휙 지나갔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반가웠다. 나도 뒤따라 과학실 복도 모퉁이를 돌았다. 그런데……. 앞에 아무도 없었다. 그 긴 복도를 지나 벌써 계단으로 내려가지는 못했을 텐데 황당했다.
잘못 본 걸까? 아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분명 보았다. 안 그래도 키가 자그마해서 저학년 같은데 지금까지 남아 있어 이상하다 싶었는데……. 순간, 이 텅 빈 복도에 나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준이 말이 떠올랐다.
‘이렇게 비 억수로 오는 날 절대 복도에 혼자 돌아다니지 마. 꼬마 귀신이 같이 놀자고 등에 찰싹 달라붙는대.’ (중략
그때였다. 저만치 어떤 아이가 가림막 안쪽으로 들어갔다. 저학년쯤 돼 보이는 자그마한 아이였다. 아이는 가림막 안으로 총총 사라졌다. 순식간이라 말릴 틈도 없었다. 얼른 따라가서 아이가 사라진 곳을 살폈다. 하지만 아이가 들어갔을 만한 틈은 보이지 않았다.
--- p.62~63

“카오리, 네 진짜 이름은 뭐야?”
“내 이름? 카오……리잖아.”
“넌 조선 이름 없어?”
향이가 카오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카오리 얼굴이 빨개졌다.
“미, 미안해. 난 그냥 너도 조선 사람이라…….”
(중략
“네가 하나 지어 주면 되겠다. 나 조선말도 가르쳐 주고.” 카오리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정말?”
향이가 어리둥절해서 쳐다봤다.
“응, 향이처럼 예쁜 이름으로.”
(중략 향이는 조심스럽게 그네 위에 올라섰다. 카오리가 밀어 주자 그네가 점점 떠올랐다. 향이도 발을 굴러 그네를 띄웠다.
--- p.70~71

향이는 액자를 집어 들었다. 작고 동그래서 손 아래 감싸졌다. 카오리 손길이 느껴져 가슴이 먹먹했다. 천천히 액자를 펼치자 사진이 나왔다. 그런데 그건 카오리 부모님이 아니었다. 향이와 카오리 사진이 나란히 들어 있었다.
(중략
그제야 향이는 알 것 같았다. 액자는 카오리가 주고 간 마지막 선물이었다. 이제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카오리를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