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복제인간 이야기
복제인간이 진짜 우리 곁에서 함께한다면?
봉구의 비밀이 밝혀진 건 봉구가 중학생 교복이 익숙해지기 시작한 어느 봄날이었다. 봉구가 5학년 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 다른 사람들이 가짜인 자신을 알아챌까 전전긍긍해 왔던 일이 현실이 된 셈이다. 봉구는 엄마와 형과 떨어져 연구소로 끌려간 4월 11일 그날 하루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아무리 상상으로 연습을 해 보았던들 실제 상황에선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엄마의 말을 들은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해 왔다. 아래턱과 위턱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부딪치며 떨렸고, 손발이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 본문 중에서
봉구는 연구소에서 9개월 만에 돌아올 수 있게 된다. 봉구의 존재를 극비로 가져가려는 정부와 연구팀의 속내를 눈치챈 봉구 엄마는 오히려 봉구의 존재를 언론을 통해 세상에 터뜨려 버린다. 봉구를 클론이 아닌 인간으로 봐 줄 사람들의 마음을 믿고 호소해야겠다는 최후의 모험을 감행한 것. 이처럼 『나는 윤봉구다』는 복제인간 윤봉구의 정체가 밝혀진 뒤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복제인간이 진짜 우리 사회에 살게 된다면 어떤 혼란의 과정이 있을지 임은하 작가는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거침없는 필력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복제인간의 인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
복제인간에게 지켜져야 할 인권은 무엇일까?
연구소에 봉구가 갇혀 있던 9개월, 봉구의 정체가 언론에 의해 밝혀지고 난 뒤 국민투표를 거치고 온갖 토론과 갈등이 계속되던 전쟁 같던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더구나 16년이 다 되도록 이웃에서 살아온 봉구의 거취를 어떻게 해야만 할까. 진짜 인간이 아니기에 사람들과 격리해 클론으로 취급해야 할까? 아니면 윤봉구의 인권도 지켜져야 하므로 그에게 인간답게 살 권리를 주고, 그가 살 곳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할까.
봉구의 왼팔에는 작은 칩이 심어져 있다. 그 칩은 봉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