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건축가 양건이 지난 10여 년 이상 각종 미디어에 써 온 글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구성한 글 모음집이다. 책의 제목인 ‘차원감각’은 한 사람이 체험한 환경에서 형성된 개인적 감각이면서, 동시대적 정체성으로 공유되는 집합적인 인지체계를 뜻한다.
제주사람들과 소통하고, 건축의 문화적 입지를 바로잡기 위해 각종 미디어에 기고해온 글들은 스스로 제주건축가로서의 정체성을 잡아가는 길이 되었다. 각 글들은 쓰인 시점 그대로 두었으며, 새로 고치지 않았다. 당시의 상황과 사건들 속에서 느낀 솔직한 견해가 기록으로서 현재의 귀중한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시기와 사건 속에서 작성된 글이지만, 총체적으로 향하는 일정한 주제가 읽히기 때문에 주제별로 나누어 모았다.
저자는 글을 통해 건축가로서의 삶 그리고 제주 땅에서 이루어진 건축의 사건들을 통해 제주 건축가 앞에 놓인 태생적, 시대적 운명을 이야기해왔다. 더불어 제주성, 풍경(경관, 정주, 문화예술의 차원으로 나누어 제주건축의 속성을 살펴보면서, 제주건축의 건강한 미래를 향한 제주건축가의 사명인 ‘중도탐색’과 ‘해양 실크로드’ 등 새로운 지역주의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제주 태생의 저자가 건축가로서 살아오면서 써온 글들을 통해, 한 건축가의 내면을 바라볼 수도 있고, 크게는 제주건축이 진화해온 과정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개인적 차원감각을 넘어선 제주건축의 차원감각까지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당시의 상황과 사건들 속에서 느낀 저자의 솔직한 견해가 ‘기록’으로서 현재의 귀중한 메시지이자, 미래를 그리는 참조가 되길 바란다.
책 속에서
무심히 아무렇게나 툭툭 쌓아올린 것처럼 투박해 보이는 제주 돌담이 실은 제주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기 위한 사람들의 고통과 인내, 지혜가 켜켜이 쌓인 삶의 총합체로서 사람들의 심성을 자극하고, 이제는 제주의 풍경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제주 건축의 운명 | 서투름에서 찾은 제주의 지역적 보편성: 한동8-6 주택 설계소고」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