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 조선재
416생명안전공원에서 드리는 기도 최순화
1장_고통과 교회
빈 무덤을 밝히는 노란 꽃등처럼 조민아/ ‘낯선 힘’을 넘어 기억하고 외치기 안홍택/ 진상규명, 질문하는 신앙으로 이헌주/ 남은 자, 세월호의 남은 자들! 이정배/ 시편에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사람들 박득훈/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조선재/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유 김희헌/ 부활 이후, 목숨을 건 추락 이은선/ 하나님은 잔인하고 정의롭다 김미경/ 세월호, 이태원, 그리고 그리스도인 한희준
2장_연대의 기록
아픔의 빈 들에서 교회의 탄생을 보았다 정경일/ 잊히지 않는 기억은 계시가 된다 김경호/ 보수-복음주의 기독인들을 거리로 몰고 나온 세월호 참사 임왕성/ 세월호는 새로운 교회를 만들었습니다 정금교/ 하나님이 물으신다면 박인환/ 새맘교회의 세월호와 함께‘하기’ 정성훈/ 봄 그리고 만남(春, 416, 나 김은호/ 생명평화를 일구는 416생명안전공원 예배 최헌국/ 광장과 골방 곁에 머물다 장헌권/ 세월호가 내게 준 세상 박은아
3장_세월호 이후의 나
Reborn, 다시 태어난 신앙 조미선/ 당신의 약속과 잇대어보면 김진수/ 그저 함께 아파했을 뿐입니다 김동은/ 작은 그리스도인의 세월호 이선옥/ 세월호, 그 회한의 시간 앞에서 김디모데/ 각자도생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로 김미숙/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선 강신하/ 세월호 사람들을 만난 그리스도인 김광준/ 세월호와 함께한 나의 노래 일지 김영민/ 여호와여 언제까지입니까 정승호/ 바다 건너에서 보내는 연대 이유진/ ‘적극적 사랑’이어야 진실을 품지 이재홍/ 밴드에 기도제목을 올리게 된 이유 정승민/ 오직, 곁이 되어주는 것 김혜은/ 이웃입니까 임재옥/ 나의 세월 이야기 이동규/ 본다는 것 최광훈/ 세월호와 나의 신앙 남기업
4장_아픔이 아픔에게
너무 늦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채나나/ 세월호 가족들에게 받은 사랑과 위로 김종성/ 그리스도인, 그 무거운 이름 장수현/
책 속에서
“창조주이시며 전능자라고 불리는 당신께 기도드리는 거 쉽지 않습니다. 3년 전 우리 아이들의 살려달라는 마지막 기도를 외면했으니까요. 당신께 등 돌리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든 당신이 계시더군요.”
2021년 어느 봄날 저녁, 청와대 앞 광장에서 커다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스텔라데이지호 이등항해사 허재용 씨의 어머니 이영문 씨였다. 그날은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하여 선원들이 실종된 지 4년이 되는 날로, 정부에 2차 심해수색을 요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기도회에서 이영문 씨가 증언할 차례였다. 73세 노모의 울음소리에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침묵했고, 지나가는 차들의 소음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마치 세상이 정적 속에 정지한 것 같았다. 그때 정적을 깨며 누군가 이영문 씨를 향해 달려갔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을 위한 기도회에 참여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 창현 어머니였다. 그는 이영문 씨를 끌어안고 함께 울었다. 바다에서 아들을 잃은 두 엄마가 서로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나는 지금에야 알았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혼자 있으면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하나님 나라는 힘들고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할 때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무척 조심스러웠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헤아리기 어려웠다. 좁은 컨테이너 안에 모여든 사람들 모두가 비슷한 마음 아니었을까 싶다. 섣부른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없었고, 나의 작은 슬픔에 매몰되어 있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밝은 표정으로 있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만큼의 기도가 조금씩 쌓여갔다.
그리스도인 유가족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들도 그리스도인이지만, 가장 큰 용기와 힘을 준 사람들도 그리스도인이다.
유가족과 함께 빈 들에서 예배하면서,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