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스트로스의 『서문』, “구조주의의 선언문”이자 “구조주의의 진정한 성경”
분량은 짧지만 자주 인용되는 레비스트로스의 『서문』은 사회학과 심리학의 연관성 및 상징체계와 상징적 사고, 무의식의 고유한 효력에 대한 모스의 성찰을 드러내며, 모스의 저작이 20세기 모더니즘의 새로운 흐름에 비옥한 지적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십 년의 시차로 분리된 모스의 저작들에 내재한 사유의 총체성, 그리고 그 축을 이루는 상징체계와 사회적 삶의 관계라는 테마를 관통하는 레비스트로스의 논증은 경탄을 자아낸다. ‘기표의 과잉’, ‘부유하는 기표’, ‘제로 상징가’ 등의 표현들을 만나볼 수 있는 『서문』의 번역과 해설을 맡은 옮긴이들은 “뒤늦게나마 이뤄진 한국어 번역을 통해 독자들 역시 모스 사상의 정수가 레비스트로스 사상의 마중물로 변환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글을 쓸 당시의 레비스트로스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인 『친족관계의 기본구조』(1949를 끝낸 직후의 레비스트로스로서, 모스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충실하게 연장하고자 했다. 그러나 레비스트로스는 “언약의 땅으로 자신의 백성을 인도했으나 그 영광을 미처 보지 못했던 모세처럼 모스 역시 엄청난 가능성의 언저리에서 멈추고 말았다.”(59쪽라고 말하며 뒤르켐 및 모스와 자신을 구별 짓는다. ‘언약의 땅’ 그것은 바로 구조주의였다. 그는 이제 막 첫 성과를 낸 구조주의라는 탐구 방법을 프랑스 사회학의 거장 모스의 저술에서 연역하는 시도를 감행한다. 그럼으로써 많은 이들은 『서문』을 일종의 ‘구조주의 선언문’으로 받아들인다. 한편 구조인류학이 남긴 성과와 영향력을 적극 인정하는 관점에서는 『서문』을 질 들뢰즈, 자크 라캉 또는 롤랑 바르트에게 기반을 제공한 핵심적 텍스트이자 구조주의의 진정한 ‘성경’으로도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를 떠나서 레비스트로스의 『서문』이 사회학의 고유 영역을 심리학과 언어학에 개방하고 훗날 인류학에서 모스가 점하게 될 선구자적 위상과 사회과학 전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