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시작하는 글: 희망, 같이 가면 길이 된다
1부 우리 시대 식인의 풍습: 일터의 죽음
이모 집의 냄새
광인일기, 식인의 풍습을 보았다
“죽을 각오”를 권하는 사회
죽음이 또 다른 죽음으로 잊히는 사회
거대한 공동의 묵인
30년의 다짐, 넌 무얼 했느냐
2부 100년의 거친 꿈: 당당한 노동
노동권, 그 100년의 거친 꿈
8시간 노동의 험난한 여정
게으름 탓이라는 강고한 신화
나는 되고 너는 아니 된다?
화장실의 불평등
임금체불 사건
빵과 장미: 이대로 살 순 없지 않나
노동조합, 이로우나 허하지 말라
노동의 미래와 어제의 노동자
인공지능: 인간을 인간적으로
3부 울타리 치기와 불평등: 사람, 경제 그리고 권력
키 작은 능력주의
우리 시대의 울타리 치기
또 다른 울타리 치기: 하청과 중간착취
굳세어라, 소비자여!
네 코앞의 일을 제대로 본다는 것
일자리의 진정한 가치
일자리와 정치
세계주의를 경계한다
세계화 시대의 일그러진 경쟁
브렉시트의 또 다른 탈출
트럼프 시대의 반지성주의
불평등이라는 부메랑
4부 불평등의 상처: 코비드 시대의 풍경
또 다른 바이러스
인간의 체온을 지키려면
코로나 시대의 어떤 하루
카뮈, 역병시대의 종교와 의사
불평등 바이러스
갈림길
인간의 역병
5부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할 때: 경제학의 그늘
왜 경제학자를 믿지 못하느냐고?
경제예측이라는 점쟁이
“경제 방면”의 책을 읽다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할 때
낮은 소리에 자유를 준 경제학자
등대로 함께 찾아가려면
희망의 뱃고동
6부 이제 너에게 묻는다
투표하러 가며 묻는다
광화문 광장에서 묻는다
바람 부는 영도다리에서 묻는다
눈물을 믿지 않는 곳, 요르단에서 묻는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
유럽에서 소심하게 묻는다
추억의 성곽에서 묻는다
어버이날에 묻는다
매미가 뜨겁게 울던 여름날에 묻는다
샤워하며 은밀히 묻는다
떨리는 것들을 보며 묻는다
거친 발톱끼리 손잡는 기적을 기다리며 적어 내린
‘일’과 ‘일터’와 ‘일하는 삶’을 향한 문장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고용정책국장으로 일하는 이상헌이 사람, 노동, 경제학의 풍경을 전한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에 이어 두 번째 편지를 부쳐왔다. 수신인은 한국 사회에서 ‘일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다. 조지 버나드 쇼는 말했다. “인간이 사자를 죽이면 그걸 스포츠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자가 인간을 죽이면 그걸 포악함이라 한다. 범죄와 정의의 차이라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상헌은 말한다. “가끔, 나는 ‘노동자’는 ‘인간’이 아니라 ‘사자’라는 생각을 한다.”
“원형 경기장에서 가망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도 삶의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자, 생산이라는 거대한 경기에서 피 흘리며 죽어나가는 슬픈 운명에 처한 사자, 살인 같은 죽음에 ‘범죄’를 따질 수 없는 사자, 죽음 판을 벌인 인간에 대항하여 온몸으로 맞서 싸우면 포악하다고 불리는 사자, 인간이 싸우라고 만든 경기장에서 그에 따라 치열하게 싸우면 형벌을 받는 사자. 죽음, 박봉, 과로, 해고는 경제성장이라는 거대한 게임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법칙이고, 거친 바닥에 무뎌진 발톱을 내보이면 당장 포악함의 죄를 물어 갇히거나 칼을 받게 된다. 더러 있지 않았나. 기업이 노동을 죽이는 것은 불가피함이고, 노동이 기업에 죽을 듯 달려드는 것은 곧 범죄다.”(14쪽
여기, 일과 일터와 일하는 삶을 끈덕지게 보듬는 책이 출간되었다. 여럿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꿋꿋한 믿음 아래, 함께 모색하고 타개하여 연대와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데 값진 화두가 될 문장들을 엮은 《같이 가면 길이 된다》다. 이상헌은 여전히 원형 경기장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에게 다시 한번 얼얼하게 아프면서도 살뜰한 통찰을 건넨다. 그는 ‘사자’가 무리를 지어 경기장을 무너뜨리고 나오길 꿈꾼다. 거친 발톱끼리 손잡는 기적을 기다린다. 공감과 연대의 힘도 믿는다. ‘인간’과의 연대도 기대한다. 이 모든 꿈을 머리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