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완벽한 피해자 : 이 여성을 위한 변론을 시작합니다
저자 김재련
출판사 천년의상상
출판일 2023-03-16
정가 17,800원
ISBN 9791190413565
수량
들어가는 말 | 견고한 편견에 균열을 내고 싶습니다

1장 당신은 어디에 서 있나요?
마음에 든 멍을 볼 수 있다면
―성적 자기결정권

남편 해장국 끓여 주는 매 맞는 아내
―행위자 관점, 피해자 관점

강도에게 선물을 준 건가요?
―가해자 중심주의

‘나란히’ 앉으면 ‘다정한’가요?
―성인지 감수성

2장 우리의 편견이 그들의 고통을 완성한다
핑크색보다 검은 머리칼이 더 진실한가요?
―피해자다움

몸에만 골격이 있는 게 아니다
―트라우마

모래 위 성이라도 지키고 싶어
―강요된 적응

201개, 305개 ……
―학대순응증후군

상냥해도 너무도 상냥한
―피해자의 취약성1

법관이 강제한 연애 관계
―피해자의 취약성2

“밥은 먹었는지…… 그리고 미안해요”
―양가감정

“젊은 남자가 뭐가 아쉬워서”
―2차 가해

사랑이 흉기가 될 때
―데이트 폭력


3장 누군가 걸어가면 길이 된다
존엄을 지키는 두 갈래길
―피해자 변론, 가해자 변론

열두 살 소녀와 헤어질 시간
―어떤 성폭력1

한겨울 강남 모텔 찾기 대작전
―어떤 성폭력2

두 발로 찾아낸 진실
―A대 교수 성폭력 사건

제때 도착하지 못한 사과
―의대생 성추행 사건

더 사랑하기에 더 많이 포기하는
―프랑스 엄마의 딸 찾기

또 하나의 고통, 또 다른 피해자
―가해자의 가족

4장 마음의 문이 열려야 진실의 문이 열린다
증거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수사관님들께1

‘존중과 공감’이라는 수사기법
―수사관님들께2

깔때기 아래 쌓이는 진실들
―수사관님들께3

눈물을 저울에 올려야 한다면
―검사님, 판사들님께1

치유와 회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검사님, 판사님들께2

골을 넣으려면 축구화가 필요합니다
―검사님, 판사님들께3

나오는 말 |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
고마운 분들께
“당신은 자신의 존엄을 스스로 지켜낸 사람입니다”
─용기 있게 상처를 드러낸 여성들에게 띄우는 김 변호사의 편지

이 책의 저자 김재련 변호사는 20년 간의 여성 인권 변론 현장에서 만나왔던 피해자들 중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직장을 바로 그만둔 사람, 아무렇지 않은 듯 직장생활하고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않은 사람, 가해자 측의 형사합의 의사를 전달하면 혹시 변호사가 상대방과 모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피해자…. 피해자도 부족한 게 많은 보통 사람이고 변호사도 흠결 많은 인간일 뿐이다.

이들 피해자들은 모두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해 성폭력에 대한 편견을 무릅쓰고 용기를 낸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재련 변호사의 모습이 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한겨울에 사건 현장인 모텔을 찾아서 의뢰인과 함께 거리를 헤매고 다녔던 이야기, 세쌍둥이 임신으로 빵빵한 배를 끌어안고 현장 검증하러 다녔던 사연, 10명의 피해자 기록을 가방에 가득 담고 지방 법원을 숱하게 왕복해야 했던 나날들. 어쩌면 이 책 『완벽한 피해자』는 김재련 변호사가 함께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아주 긴 편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 ‘나오는 말’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여성들에게 전하는 얘기들로 마무리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우선은 “저항은 당신의 권리이지 의무가 아닙니다”라는 말부터 전한다.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왜 저항하지 않았냐 ”고 추궁한다. 죽기 살기로 저항하면 성폭력은 발생할 수 없다고 말하며 피해자를 의심하곤 하는 것이다. 죽기 살기로 저항하면 정말 피해자가 죽기도 하고 더러 그러다 가해자가 사망하기도 한다. 김 변호사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면 차라리 피해자가 성폭력의 순간에 저항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때론 무리한 저항의 결과가 너무도 가혹하고 그 결과를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