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도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소년은 아빠처럼 도끼를 잘 다루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아빠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아빠의 모습을 떠올리며 몸을 움직여 본 바로 그 순간, 소년은 기억 속의 아빠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돌아가신 아빠가 다시 돌아오신 걸까요? 아빠의 커다란 손이 소년의 작은 손 위에 포개집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이 함께 도끼에 힘을 실어 봅니다. 성공입니다!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아빠의 이름을 부릅니다. 하지만 아빠는 다시, 연기처럼 사라지고 없습니다. 조금 전까지 바로 곁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던 아빠의 존재를 떠올리며 소년은 깨닫습니다. 아빠는 떠났지만, 아빠가 소년에게 전해준 삶의 경험은 오늘도 여전히 소년의 마음속에 생생히 살아남아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을요. 소년은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어른’이 되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말이지요.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열린 문
누구에게나 살아가는 게 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망망대해 같은 세계를 마주했을 때, 해일 앞에서 조개를 줍는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나 자신이 아주 작은 존재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어둠 속에서 홀로 표류하듯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나아갈 길을 밝혀 주는 등대를 간절히 바라게 되지요. 바로 그때, 우리는 ‘어른의 문턱’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빠가 해 왔던 나무를 이제부턴 홀로 해 나가야 할 때 소년이 궁극적으로 넘어서야 할 것은, 바로 ‘성장’을 향한 관문입니다. 이는 소년의 아빠가 가장의 이름으로 걸어온 길이자, 그보다 먼 과거의 세대부터 인류가 함께 마주해 온 삶의 길입니다. 이렇게 『아들의 여름』에는 한 아이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가, 이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필연적인 계절의 순환 속에서
우리가 ‘안녕’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그렇게 제힘으로 어른의 문턱을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