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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 걱정은 하지 마 - 햇살그림책 56 (양장
저자 이영림
출판사 봄볕
출판일 2023-06-02
정가 15,000원
ISBN 9791190704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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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보호자가 되어 보내는 하루

한 아이가 장난감 구급상자를 들고 까만 눈동자로 우리를 응시한다. 삐뚤빼뚤한 어린아이 글씨로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한다. 대체 무엇을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일까? 뒤이어 등장하는 장난감 청진기며 약 같은 것들이 넌지시 힌트를 주더니, 엄마의 음성으로 들리는 대사가 결정타를 날린다. “아파서 오늘은 유치원 못 가겠네.”
‘그래, 아이가 아파서 유치원에 못 가는구나!’ 이런 예상과 함께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우리를 시원하게 배신한다. 아이는 당찬 표정으로 쌩쌩하게 서 있고, 도리어 엄마는 축 늘어진 다리만 빼꼼 보일 뿐이다. 엄마가 아픈 바람에 아이를 유치원에 바래다주지 못한 날, 아이는 ‘보호자의 보호자’를 자처한다.
이영림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도 맞닿은 이야기를 《내 걱정은 하지 마》로 그려 냈다. 굵직한 터치와 알록달록한 색감은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는 동시에, 최선을 다해 엄마를 간병하려는 아이의 순수한 모습과도 어울린다. 아이가 엄마를 돌보겠다고 나설수록 엉망이 되어 가는 집 안에서, 엄마는 제대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까?

조금 서툴러도, 많이 어질러도, 통하는 진심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환자와 간병인으로 전복되는 순간, 집 안도 한바탕 뒤집어진다. 아이는 엄마에게 책을 읽어 주겠다며 큼지막한 책을 몇 권이고 꺼내서 쌓아 두고, 부엌을 어질러서는 자기가 아끼던 온갖 간식거리를 내준다. 소풍 온 기분이 나게 해 주겠다고 집 안에 있던 화분을 엎어 가며 엄마 곁으로 옮기고, 널브러진 엄마 위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양치를 하라고 외친다. 극진한 간병에 집이 점점 쑥대밭이 될 때마다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내 걱정은 하지 마!”
아이가 챙겨 준 인형들에 파묻혀 엄마가 잠든 사이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반사적으로 엄마를 찾던 아이는 결국 저녁이 다 되었을 즈음 엄마를 깨우러 온다. 하지만 코끼리 인형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려고, 주스를 마셔도 되는지 허락을 받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