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은 지극하지 못하고, 예의도 실현되지 못했지만 천하의 도리는 구비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정령이 반포되면 백성을 속이지 않고, 맹약을 맺으면 동맹국을 속이지 않는다.
이리하면 벽지의 소국일지라도 천하에 위세를 떨칠 수 있다.”
중국의 저력, 그들의 역사 속에서 읽어낸다
오늘날 중국은 미국, 유럽연합과 함께 세계 패권의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있다. 아니, 어쩌면 ‘굴기’(?起라는 전매특허의 수식어를 유일하게 붙일 만큼 정치, 경제,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우뚝 일어섬’으로써 세계의 무게중심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근저에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이념 쥐만 잘 잡으면 된다’(경제적 이익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있거니와, 무엇보다 중국은 이념보다 실용주의적 논리로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그것이 중국식 사회주의라 불리든 중국식 자본주의라 불리든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이제 모든 이념은 계절에 따라 갈아입는 옷에 불과할 뿐이다. 공자는 『논어』「이인」에서 “군자는 천하사에 대해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도 없고, 꼭 안 된다는 것도 없다”고 했다. 즉, 진리를 담는 그릇은 한 가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군자불기’(君子不器의 자세가 중요해 보인다. 스스로를 비워둠으로써 변화는 무쌍하다. 그래서 중국은 세계를 긴장시키며, 전망이 어렵게 부상하는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세계의 발걸음은 분주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오래 잠자고 있었을 뿐 그 혈통은 일찍이 용이었다. 보이는 현상 속에서만 오늘의 중국을 읽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시라도 그들은 중화문명의 자부심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를 비롯해 세계는 그들의 유구한 역사를 섬세하면서도 전략적으로 읽어낼 필요가 제기된다. 현재 춘추전국시대를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곳은 동양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서구라고 한다. 서구 지식인들에게 필독서의 범위도 논어, 맹자, 한비자 등 제자백가서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