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 상황을 극복하는 강인한 지혜의 상상력
이름도 없는 나라, 폐허가 된 도시에서 주인공은 할머니로부터 아주 특별한 것을 배운다. 두 손가락으로 한쪽 눈을 가리면 환상적 장면이 펼쳐지는 것! 먼지 속에서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과 별빛 가득한 하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영화, 푸른 들판과 자유롭게 나는 새들, 어두운 숲속의 황금 성, 바다를 누비는 인어 등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다. 주인공은 무엇인가를 피해 가족과 함께 이웃 나라로 위험천만한 피난을 가고 여전히 삶은 암흑 같다. 이런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동생에게 아름다움, 빛, 그리고 희망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참혹한 상황에서도 아름다움과 희망 가득한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희망의 상상력이 당장 현재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시간을 거쳐온 상상력은 절망적 현실에 무릎 꿇지 않는 의지의 씨앗이며, 생명력이 충만한 미래를 만들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준다.
딴 세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
요즘 같은 때는 언제 어디서나 난민이 생길 수 있다. 난민은 주로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자기 나라를 떠나온 사람들을 가리킨다. 전쟁이나 폭력 사태처럼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난리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지진이나 쓰나미,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불시에 닥쳐 사람들을 급작스레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폐허가 된 현실에서도 마법의 눈으로 아름답고 희망 가득한 세상을 바라보는 난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한쪽 눈을 감으면>이 책연어린이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난민 이야기를 공포스럽게 묘사하거나 자세히 표현하지 않았다. 그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주변의 현실로, 하나의 조건으로 바라보길 원한다. 내가 있는 이곳이 굶주림의 땅이, 핏빛 전쟁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지와 면지에 드러나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