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꽃나무 아래, 버선발이 대롱대롱
홍조이, 억울하게 죽은 노비의 사연을 밝혀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스릴 넘치게 펼쳐 내며 독자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던 『조선소녀탐정록』이 이번엔 따듯한 봄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싹한 사건을 들고 찾아왔다. 어느 날 한양의 꽃놀이 명소로 소문이 자자한 필운대로 향한 조이는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한다. 조이는 한눈에 이 사건이 결코 평범히 해결될 일이 아니며 심상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그러나 한낱 한양 관청 노비인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고, 조이는 결국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번뜩이는 기지로 사건을 돌파한다. 치밀한 관찰과 날카로운 추리,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반전까지! 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순간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명의 노비, 두 명의 조이
“우리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자. 모든 조이는 강하니까.”
『조선소녀탐정록 2』에 등장하는 모든 배경은 실제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지명이다. 작가 신은경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한 지식을 한껏 살려 실감 나는 배경을 묘사했으며, 명확한 계급이 존재하는 당시 상황을 탁월하게 꾸려냈다. 또한 계급제도로 고통받았던 사람들을 내세워 시대적 한계를 전면에 드러내 부조리함에 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특히 이번 이야기에 등장하는 ‘작은조이’를 통해 읽어 낼 수 있다. ‘작은조이’는 주인공 홍조이와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라, 양반이었으나 몰락하여 노비가 되었다는 처지마저 비슷하다. 한 가지 차이점은 홍조이가 주변인의 남모를 도움으로 노비 중에서도 형편이 가장 좋은 한양 관청의 노비가 된 것과 달리, 작은조이는 자신을 핍박하는 양반가의 소유물인 사노비가 되었다는 점이다. 사건이 해결된 후 홍조이는 자신을 향해 길 잃은 원망과 분노를 쏟는 작은조이를 향해, 아무 잘못 없는 서로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전한다. 절망적인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단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