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인권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책
어린이는 어른들의 소유물이 아닌데도 어린이를 소유물로 여기고 부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어른들이 많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어린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어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녀를 부모의 꿈을 대신 이뤄 줄 아바타로 여기는 어른들도 많다.
《똥침 한 방 어때요?》 속 주인공 이서도 이기적인 어른들 틈에 껴 있다. 촬영장마다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엄마는 늘 차가운 눈빛을 날리며 딸에게 “의젓해라. 남보다 잘해라. 웃어라.”라고 말한다. 이서는 빡빡한 일정에 쫓기며 늘 남의 이목을 의식해야 하는 삶이 너무 힘겨웠고, 자신이 엄마의 종이 인형처럼 느껴진다. 또 한 사람의 어른인 장 감독도 이서에게는 무섭고 차갑기만 하다. 그늘막 아래에 앉아, 연기 지도는커녕 뙤약볕에서 한복을 겹겹이 입고 촬영에 임하는 이서에게 잔소리를 퍼붓기 일쑤다.
관심이란 무언가를 아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동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며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타임 슬립을 통한 스토리 전개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책
주인공 이서가 도깨비와 공조해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타임 슬립’이라는 판타지 설정은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사리사욕에 눈먼 장 감독은 똥침 한 방을 맞고, 이서와 도깨비들과 함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아버지는 배우지 못해서 사는 게 힘들다고 생각했어. 나에게 꼭 출세해야 한다고 했지. 그게 아버지 한을 갚는 길이라고 말이야.” -95쪽
과거로 돌아간 장 감독은 어린 장 감독을 만나 대화하며, 자신의 꿈을 무시하고 빼앗아간 게 바로 어른들이었음을 깨닫는다.
오래된 시간 속에 갇힌 펑족을 구할 때도 시간 여행은 필수. 장 감독의 촬영이 끝나기 전에 반드시 현대로 돌아와야 하는 위기감, 시간을 광속으로 거슬러 위태로운 도전에 나선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