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우화
끄로꼬는 다른 악어들처럼 헤엄치고 걷고, 다른 악어들처럼 먹는 악어……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구덩이에 빠졌어요. 맨 먼저 다가온 동물 친구는 뱀이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요.
“거기서 나오는 거 엄청 쉬워.”
뱀은 나무에 몸을 돌돌돌돌 감고, 위로 올라올 때까지 뱅뱅뱅뱅 돌라고 가르쳐 주지요. 끄로꼬는 뱀의 말대로 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두껍고 뻣뻣한 몸통을 가지고 있는 끄로꼬는 나무에 몸을 돌돌돌돌 감을 수조차 없었지요.
그다음에는 노란 새 두 마리가 다가와서, 날개를 파닥여 보라고 했어요. 끄로꼬는 앞다리와 뒷다리를 힘껏 바동거리며 날아오르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그다음에는 원숭이 세 마리가 다가왔어요. 원숭이들은 이쪽저쪽으로 뛰어서 구덩이 위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했지요. 이번에도 역시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 안에서 따끔따끔 찔리는 게 있나요? 아이들은 끄로꼬에게 조언하는 친구들 모습에서 자기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나에게 쉬운 일이 상대에게는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의 상황을 자주 넘겨짚곤 하지요. 아마 그렇게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자주 하는 아이라면 그림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이렇게 하면 구덩이에서 나올 수 있을 텐데….’ 하며 자기만의 방법을 이야기할 거예요.
슬며시 웃음 짓는 유머러스한 이야기
포기하는 순간 찾아오는 꿈 같은 해결책!
동물 친구들은 끄로꼬가 쉽게 구덩이에 빠져나올 수 없는 걸 알게 돼요. 그때에서야 모두 힘을 모아 꺼내 주려는데 그것마저 쉽지 않네요. 끄로꼬는 구덩이에서 어떻게 해도 나올 수 없자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어요.
처음에는 “잉잉” 하고 울다가, 결국에는 “우앙우앙” 하고 눈물을 후드득후드득 흘렸지요. 눈물이 차오르고 끄로꼬는 둥둥둥 물 위로 떠올라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막막한 기분에 울어버렸는데, 그 울음 덕분에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거예요. 황당한 해결책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