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 괴테의 또 다른 모습, 식물의 세계를 탐구한 자연과학자
『괴테의 식물변형론』은 괴테가 형태학적 관점으로 일년생 식물의 성장을 세심하고 끈기 있게 관찰한 기록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의 모습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상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은 대자연 앞에 겸허했던 자연과학자 괴테의 면모를 드러낸다. 식물을 사랑했던 괴테는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식물학 강의를 청강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예나에서 식물학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칼 바취 교수와 함께 식물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며, 다종다양한 식물에 공통으로 내재된 가장 근본적이고 단순한 원리를 찾고자 했다. 『괴테의 식물변형론』은 그 출발점이자 결과물로서, 괴테는 매우 조심스런 태도로 자신이 발견해낸 자연의 비밀을 들려준다.
수많은 식물 종을 아우르는 성장의 메커니즘
『괴테의 식물변형론』은 총 123절의 짤막한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괴테는 식물의 생장에 따른 형태 변화를 논하면서 변형의 양태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규칙적인 것, 불규칙적인 것, 우발적인 것. 이 책에서는 곤충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한 우발적인 변형은 논외로 하고, 규칙적인 변형과 일부 불규칙적(기형적인 사례를 다루기로 하며, 일년생 식물로 그 범위를 한정한다. 괴테는 씨앗의 발아 순간부터 식물의 생애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떡잎이 자라나 잎과 유사한 형태로 변모하는 과정, 줄기에 첫 마디가 생기고 가지가 자라나는 과정이 슬로우비디오처럼 묘사된다. 누에콩을 통해 떡잎과 첫 마디를, 소나무속 식물을 통해 줄기 둘레에 잎이 생겨나는 모습을, 부채 야자를 통해 잎이 복잡한 형태로 성장하는 사례 등을 들려준다. 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식물 내부의 수분과 결합시키며 양분을 만든다. 그리고 이 양분을 줄기로 보내 새로운 눈을 만들고 잎을 발달시켜 간다. 괴테는 이 과정을 서술하며 자연이 바야흐로 다가올 꽃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확장과 수축의 리듬, 문합이라는 대자연의 입맞춤
싹이 트고 줄기와 잎,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