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INTRO
08 EDITOR’S LETTER
12 COUNTRY DWELLER
자신이 정한 속도로 삶을 살아가는 바버 유저의 컨트리 라이프
22 OPINION: VIRGINIA CHADWYCK-HEALEY
왕세자빈 캐서린의 스타일리스트이자 VCH 스타일의 대표인 버지니아 채드윅힐리가 이야기하는 균형 있는 패션 소비
28 WAY OF BARBOUR
동시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효율적으로 기획·디자인된 바버의 의류 및 액세서리, 슈즈 라인업
38 DIAGRAM
확실한 의도를 갖고 탄생한 바버의 대표적 왁스드 코튼 재킷 분석
46 IN MY POCKET
바버의 왁스드 코튼 재킷을 소유한 이들의 주머니 속 소지품
54 BORN IN SOUTH SHIELDS
바버의 홈 그라운드이자 출발점이 된 항구 도시 사우스실즈에 자리한 바버 사우스실즈 공장
64 FROM THE ARCHIVE
아카이브 공간에 보관된 바버 재킷의 프로토타입을 통해 살펴본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
76 OPINION: DAME MARGARET BARBOUR
데임 마거릿 바버 회장이 전하는 바버의 DNA와 헤리티지
82 ROOTED IN SCOTLAND
바버의 왁스드 코튼을 생산해온 핼리 스티븐슨과 고유의 타탄 디자인을 완성한 킨록 앤더슨
92 RETAILS
바버 남성복·여성복 디자인 디렉터가 증언하는 바버 스타일의 디자인과 오랜 지역 사회의 이웃으로 가깝게 기능해온 바버 런던, 사우스실즈, 그리고 에든버러 매장
100 HAND TO HAND
오랜 시간 대물림 하는 것을 가능케하는 바버 재킷의 관리법과 바버 내 리왁싱·리러브드 서비스
106 OPINION: JACK CARLSON
로잉 블레이저스의 창립자인 잭 칼슨이 말하는 예측에서 벗어난 상상력으로 브랜드의 세계관을 넓혀 나가는 방법
112 CROSSOVER
확고한 개성을 가진 패션 브랜드와 지속적 교류를 통해 색다른 얼굴을 선보여 온 바버
122 F
아흔네 번째 매거진 『B』입니다.
계절이 바뀔 무렵 옷장을 정리하다 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가지고 있는 옷은 적지 않은데 입을 옷이 마땅치 않다고 느끼는 건 고질적인 증상입니다. 게다가 고작 한두 시즌이 지난 옷을 매력과 생기를 잃은 물건처럼 대하는 일도 많고요. 이처럼 여러 실패담이 켜켜이 쌓이고 쌓인 옷장이지만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슴을 뛰게 하거나 눈길을 사로잡지 않아도 유독 손이 많이 가는 옷과 가방, 액세서리 등이 묵묵히 제 몫을 다하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아이템들을 ‘애착’의 카테고리에 넣어보고 싶습니다. 애착이라는 개념에는 단어 그대로의 정의와 달리 모호한 구석이 존재합니다. 좋고 나쁘다, 완벽하거나 허술하다, 경제적 또는 비경제적이다 같은 명쾌한 가치 판단과는 거리가 멀죠. 애착의 의미에 비교적 가까이 다가갈 만한 표현을 꼽는다면 “(내게 알맞다” 정도가 아닐까요. 내게 알맞은 물건을 찾는 일에 몰두한다면 옷에 대한 관점도 바뀔지 모릅니다.
2023년의 두 번째 『B』에서 소개하는 바버는 그런 면에서 많은 이의 애착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탄생한 영국은 물론 일본과 한국에서 만난 바버 사용자들을 포함해 바버 직원들까지도 오랜 시간 진심으로 바버 제품을 아껴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임을 덤덤하게 내비쳤는데요, 바버 마니아 중 10~20년간 잘 관리한 왁스드 코튼 재킷을 입는 경우는 보편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브랜드의 소비자가 되는 것과 팬이 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는데, 바버는 신뢰와 믿음을 기반으로 형성된 팬덤이 조용하지만 아주 견고하게 작동합니다. 그 팬덤의 중심에는 신화의 원전과도 같은 왁스드 코튼 재킷이 자리하죠. 100여 년 전 잉글랜드 북동부 해안의 어부와 노동자가 입던 옷, 사냥 및 승마가 취미인 귀족과 왕족의 레저 복장에서 빠지지 않던 옷, 그리고 뮤직 페스티벌을 찾은 록 스타와 셀러브리티가 즐겨 입는 옷 등으로 바버는 늘 시대에 걸맞은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