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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자유로운 영혼
저자 조성노
출판사 세움북스
출판일 2022-11-25
정가 18,000원
ISBN 9791191715576
수량
머리말ㆍ4

문화 : 흐르는 강물처럼ㆍ9
인물 : 어머니와 짜장면ㆍ61
계절 : 아메리카노 한 잔의 행복ㆍ117
교회 : 신자로 산다는 것ㆍ171
말씀 :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ㆍ225
시사 : 날은 저물고 배는 흔들리는데ㆍ285
서문

저는 10년간의 해외 유학도, 귀국 후 신학교 교수 생활도, 그리고 27년간의 목회사역도 다 변변치 못했습니다. 언제나 지난하고 지리멸렬했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나만 빼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한 것 같고, 다른 목회자들은 다 훌륭한 사역에 성공적인 목회를 하는데 오직 나만 아닌 것 같아 굉장한 소외의식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여기 두 권으로 정리한 칼럼집은 그런 제 목회생활의 남루한 궤적이자 비틀거린 삶의 부끄러운 흔적들입니다.
놀랍게도 그간 쓴 칼럼이 무려 천여 편에 달했습니다. 제가 무슨 전문 작가도 아니고 프로 비평가도 아닌데 아무리 어설프기로 이만한 글이 쌓이고 보니 목회를 마감하는 자리에서는 뭔가 한두 권 단행본으로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 급히 엮어본 것입니다.
1집에 해당하는 〈자유로운 영혼>은 저의 정서와 문화적 취향을 염두에 두고 조금은 더 감성적인 글들을 편집한 것이고, 2집인 셈인 〈안드로포스>는 현실과 그때그때 부딪친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나름의 인문학적 감각과 구어체 글쓰기 방식으로 풀어본 것들입니다.
목회자는 참 예사로운 존재입니다. 생활에 쫓기고 고된 사역에 쓰러져 풀이 꺾이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맹목에 지배되고 삶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목회란 대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잠이 드는 가장 하찮은 자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 숱한 고뇌를 좀 더 오래 응시하고, 그럼으로써 그 시대의 어두움을 명명하도록 부름 받았다는 게 다르다면 좀 다르다고나 할까....
그나마도 그의 언어의 대부분은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만약 목회자가 화를 당한다면 다 이 언어 때문인데 그만큼 언어는 그의 행동이고 사건이고 소명이며 모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는 가장 순수하게 구속당한 자이고, 만약 그의 언어가 겁을 먹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그가 이 순수한 구속을 저버린 탓입니다.
목회자의 언어가 의미 있는 것은 그의 말이 자신의 언어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언어일 때입니다. 목회자의 고통이 의미 있는 것은 그의 삶이 자신의 아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