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의 눈으로 본 아홉 개의 오페라
오페라에 숨겨진 배경과 의미부터 작곡가와 악보까지
오페라가 오래 사랑받아 온 이유는 그 속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작곡가와 당시 역사적 사건, 사람들에 얽힌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매력이 있다. 저자 김주현은 지휘자로서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9개의 오페라에 대한 사유를 이 책에 담았다. 그는 전문적인 음악미학보다는 철학적인 수필처럼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오페라에 대해 서술하고자 했다.
책은 총 9개의 오페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피가로의 결혼〉, 〈현대 오페라 중요한 비밀과 세비야의 이발사〉,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라 보엠〉, 〈나비부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이다. 각 장마다 하나의 오페라를 중심으로 작품과 작품에 연관된 사실, 작곡가의 기법과 답습의 원인에 집중하였다. 작곡가, 당시 상황, 악보, 기법 등 글에 녹아 있는 풍부한 배경지식이 보다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것이다.
미셸 푸코는 기독교가 육체의 죄를 강조하면서부터 ‘성’이 죄악시되기 시작한 17세기에야 비로소 ‘성(性의 억압“이 출현했다고 말하며 지금도 여전히 성에 대한 담론들은 부르주아의 가족 관계에 의해 생겨난 금기들과 도덕을 지속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친어머니였던 마르첼리나가 아들 피가로와 결혼하고 싶어 하고 백작 부인 로지나는 아들뻘인 케루비노와 아이를 낳는다. 이것은 ‘성의 억압’ 결국 권력에 의한 ‘가상의 억압’이라는 푸코의 탁월한 견해를 빌려오기 한참 전에 해석된 보마르셰의 천재적인 ‘대혁명’에 대한 설명이다. - 결혼은 ‘혁명’이다 중에서 -
저자는 “오페라를 평생 좋아했고 그 어릴 적에 이탈리아어를 전혀 모르면서도 베르디와 푸치니를 듣자마자 금방 어떤 감정인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왜 좋아했고 어떻게 이해했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고 있음을 또 하나의 연주처럼 고백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은 오페라에 궁금증과 매력을 느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