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모양이 다르듯 성격도 다르지만,
아이들은 모두 꽃과 나무처럼 싱그럽고 따뜻하다
우리가 사는 주택은 형태가 다양하지만,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는 아파트가 대부분입니다. 아파트는 편리하지만, 한편으론 위아래 양옆으로 많은 세대가 모여 살고 있어 소음이나 보안에 취약해 늘 조심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다세대주택, 빌라, 아파트에 살던 해리는 그래서인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쉽게 내뱉지 않고 늘 조심스럽습니다. 또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상대에게 피해를 줄까 조심하는 게 몸에 배어 있지요. 그런 해리가 작은 소도시 아파트로 이사를 갑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 떠밀리듯 이사하게 된 것입니다.
엄마는 “잠깐 살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팔고 다시 서울로 갈 것”이라고 했기에, 해리도 새로 이사 간 곳에 쉽게 마음을 주지 못합니다. 해리는 그곳 아이들과 친해져 봤자 헤어질 때 마음만 아플 테니 조용히 지낼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학교 앞에서 꽃 농장 할머니의 ‘소원꽃 화분’을 받으면서 해리의 생각과는 정 반대로 상황이 흘러갑니다.
해리의 눈에 할머니는 부실한 화분으로 아이들의 푼돈을 가져가는 사람으로 보였고, 할머니의 소원꽃 화분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도 속는 걸로 보였습니다. 속으론 그렇게 생각했지만 늘 조심스럽고 괜히 나서지 않는 게 좋다는 태도가 몸에 배인 해리는 쉽게 말을 꺼내지 않지요. 화분을 받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게 얼떨결에 받은 화분으로 내기까지 하게 됩니다. 누구 화분에 꽃이 먼저 피는지, 해리는 전혀 궁금하지 않은 문제로 말이지요. 떠밀리듯 내기에 함께하고 먼저 소원꽃이 핀 연우네 집을 방문하게 됩니다. 그다음 소원꽃이 핀 빛나네 집도 가게 되지요.
연우네 집은 마당이 넓은 단독주택이었고 빛나네 집은 학교에서 거리가 좀 먼 테라스하우스였습니다. 각각 다른 특징이 있는 집에 살고, 집의 모양을 닮은 듯한 아이들과 함께 놀며 빛나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고, 자신이의 화분도 보여 주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어졌습니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