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게 계산된 양면 플랩 그림책
에릭 칼은 장난감처럼 갖고 놀며 보는 책을 만들고자 책에 다양한 장치를 넣곤 하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예요. 책의 장면마다 모양 따기 구멍과 플랩을 배치해서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어요. 문, 가방 뚜껑, 바위 등 그림의 일부를 모양대로 따서 만든 양면 플랩은 앞으로 뒤로 들춰 보는 재미를 안겨 주지요. 앞뒤로 동일한 요소가 배치되었던 플랩 그림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서로 다르게 구성되며 긴장도를 높여 가요. 아이들이 도망가기 위해 헤엄쳐 간 터널 입구 플랩은 뒷면에서 거인의 목욕물이 되고, 안에 들어가 숨으려고 열었던 단지 뚜껑 플랩은 뒷면에서 거인의 얼굴이 돼요. 탈출하기 위해 열었던 문 플랩은 거인의 식탁 위에 놓인 도마가 되지요.
플랩을 들췄을 때 구멍으로 보이는 그림들은 앞뒤 장면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요. 문을 들추면 구멍 속으로 거인의 이빨이 보이고, 가방 뚜껑을 들추면 커다란 눈이, 바위를 들추면 괴물의 얼굴이 보여요. 구멍을 통해 보이는 낯설고 기괴한 이미지들은 놀라움과 재미를 안겨 주고, 전체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감을 심어 주지요. 이렇듯 영리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양면 플랩은 추리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책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답니다.
창의력을 길러 주는 상상 모험
아침에 마당으로 놀러 나온 두 아이가 무시무시한 거인에게 잡혀가요. 아이들은 거인의 소굴에서 탈출하기 위해 무거운 돌덩이를 치우고, 터널을 향해 헤엄치고, 상자와 단지에 숨으며 갖은 애를 쓰지만 결국 거인의 접시 위에 놓이고 말지요. 이대로 거인의 저녁밥으로 잡아먹히는 걸까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 거인의 입은 울타리의 문이 되어 아이들을 집 앞 마당으로 데려다 놓아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거인하고는 내일 또 놀면 되지.”라는 엄마의 말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어요. 아이들이 거인과 함께했던 모험은 사실 하루 동안 집 앞 마당에서 펼쳐진 상상 속 모험이었던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