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2만 5000피트 상공에 있다…”
영하 40도 극한의 환경에서 벌어진 인류 최초의 폭격 전쟁!
희박한 산소와 차갑도록 파란 고도 2만 5,000피트 상공, 인류 역사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전쟁터에서 미국의 폭격기 승무원들은 누구도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치러나갔다. 이들은 영하 40도에 이르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땀을 흘리는 격렬한 공중전과 치명적인 대공포화를 헤쳐 나가며 수만 명의 민간인이 거주하는 독일의 도시에 가공할 만한 폭탄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하늘에 펼쳐진 지옥도 같은 전장에서 무사히 기지로 돌아오면 따뜻한 식사와 깨끗한 침대와 사랑스러운 애인이 기다리고 있는 참으로 이상한 전쟁이었다.
이탈리아의 전략가 줄리오 두헤는 자신의 저서 《제공권》을 통해, 다음 전쟁에서는 전략폭격만으로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예견했다. 그의 사상에 심취한 미 육군 항공대의 수뇌부는 거대한 중폭격기들만으로도 독일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상대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방공망을 갖춘 나치 독일이었다. 유럽 전선에서 미 육군 항공대 폭격기 부대의 사상자는 7만 9,000명으로 이 중 전사자는 4만 9,000명이나 되었다. 특히 미 8공군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처절한 사투를 벌인 미군 부대 중 하나로 워낙 인명 손실이 많았기 때문에 미군 수뇌부는 승무원들의 사기를 위해 25회 출격한 폭격기 승무원은 바로 전투 임무에서 배제시켜 주는 특혜까지 베풀어야 했다. 그러나 1943년 당시, 이 출격 횟수를 다 채우고 살아남을 확률은 20%대에 불과했다.
이 책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전사도 싸워보지 못한 수만 피트 상공의 전쟁터에서 적군은 물론 추위와 산소 부족, 다양한 질병과 맞서며 벌인,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유럽 폭격 전역의 전략, 전술적 특징과 의의는 물론, 미 폭격기 승무원들이 체험했던 당시 전시체제 영국과 독일 포로수용소의 생활상이 생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