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_ 故 구 상(시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_ 은종이 그림 속의 아이들
엄마 손은 참 따뜻해
사과 속에는 한 그루 사과나무가 들어 있지
마음속에 찍힌 고구려 고분 벽화
지금쯤 하늘까지 걸어가셨을걸
루오 그림의 예수 같소
재떨이 속 방 한가운데 난초가 자라고 있어
저 사람이 바로 소도둑이에요
죽음의 바다를 건너서
하늘나라 가면 심심하니까 길동무하라고
다시는 네 형과 같은 죽음을 보고 싶지 않다
이보시오, 당신들도 같은 동포가 아니오
봄의 아이들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아내와 아이들이 남기고 간 바다
가족들과 함께 보낸 마지막 날들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소도 비밀 언덕이 있어야
아이들이 아빠 얼굴을 잊어버리기 전에
좋은 그림은 산골 농부도 아는 거야
은종이 그림 철거 소동
내 그림을 스페인 투우와 비교하다니
나는 그림을 그린답시고 세상을 속였어
넌 나를 정신병자라고 믿지 않지?
돌아오지 않는 강
참, 자넨 대답할 수가 없지
작가의 말
이중섭 생애
이중섭 화가의 그림
■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등 시대적 비극 속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은종이에 닮았던 천재 화가
이중섭은 일제 강점기에 때어나 해방과 조국의 분단, 한국 전쟁을 모두 거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던 화가였다, 특히 조선의 소애 애착을 갖고 우리 민족혼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많이 그렸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는 인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화가이기도 하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에서는 이중섭의 그림 90점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유명세만큼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룬 도서들은 지금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화가 이중섭의 인간적인 면모와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다루면서도 그림에 대한 이해도 놓치지 않는다는 데 남다른 의의가 있다.
‘먹으면 무슨 병이든지 낫는다는 천도복숭아. 자네가 이걸 먹고 빨리 나으란 그 말씀이지.’
그는 절친한 벗 ‘구상’ 시인이 오랫동안 아파하자, 벗을 위해 ‘천도복숭아’ 그림을 그렸다. 또 누군가 그림 속에 게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를 물어보자 ‘게를 하도 많이 잡아먹어 미안해서 그리지요’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순수하고 소박한 그의 일상을 엿보고 있자면 이 일상들이 어떻게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위대한 그림을 남기게 되었는지,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 소만큼이나 아이들을 사랑한 화가의 재발견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화가’라는 수식어를 제외하고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가 또 하나 있다면 바로 ‘소를 사랑한 화가’일 것이다. 그만큼 그는 소 그림을 많이 그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소 못지않게 ‘아이들’ 그림을 많이 그린, 아이들을 사랑한 화가이기도 하다.
‘내 그림 비행기 탔겠네!’
그가 자신의 은지화 3점이 1956년 뉴욕 근대미술관에 영구 소장된 소식을 전해 듣자 웃으며 한 말이다. 은지화 3점은 담뱃갑 속에 든 은종이에다 그린 것으로, 이런 은지화 작품의 주요 소재는 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