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 지식단지: 가내의 장소들과 과학적 권위
제1장 배드민턴 하우스에서의 식물연구
제2장 계몽과학에서의 젠더와 공간
제3장 다윈의 과학가정과 가내성의 특징
제4장 헨데리나 스콧과 허사 에어턴의 연구에 드러난 홈메이드 과학의 긴장감
제2부 | 가내 과학과 가내 기술의 구축
제5장 ‘세레스의 나의 딸들’
제6장 1920년대 펄프 픽션에서의 젠더 및 무선기술의 가내화
제7장 현대 홈메이드 기상과학
제3부 | 가족과학: 세대와 거리를 뛰어넘어 존속하는 지식
제8장 상인, 과학자, 예술가
제9장 아버지, 아들, 기업가정신
제10장 실험실 사회
제11장 식물학자들 간의 연구협력, 학습과정, 신뢰
제12장 세계는 한 가족
제4부 | 후기
제13장 후기: 과학과 가내 영역의 장기 지속
과학 발전의 관점을 가정의 영역으로 전환시킨 획기적인 연구서
지금까지는 과학의 발전을 제도 및 전문 영역과 연관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방향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과학사에서의 가정의 영역, 즉 가사, 집, 가족, 친족 같은 개념을 분석의 중심에 놓는다. 즉, 현대과학이 형성되는 데서 가족생활과 가내 장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가정이 현대과학 발전에 물질적·사회적·상징적 요소로 매우 중요했음을 입증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주로 근대 유럽의 과학의 발전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인류학, 젠더학, 지리학, 사회학, 과학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내성과 근대과학이 어떤 모습으로 얽혀 있었는지를 추적한다. 열두 편의 논문으로 구성된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 중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과학자로 간주된 사람도 있지만 아내, 아들, 딸 같은 다른 가족 구성원, 나아가 하인, 조수, 또는 다른 가구 구성원도 대거 포함되어 있어 근대과학지식의 형성에 가내성이 기여한 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계 각국의 흥미로운 가내 공간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제도화된 실험실 뒤에 숨겨진 여성과 가정의 역할을 조명하다
1부에서는 제도권 밖의 여성 과학자들에게 유용한 공간이었던 가내 공간에서 이루어진 과학적 실천에 대해 탐구한다. 또한 찰스 다윈 같은 제도권의 남성 과학자가 가내 공간과 교차하며 어떻게 과학 작업을 수행했는지도 분석한다. 특히 가내 공간에서 독자적으로 생산된 지식이 제도권에서 승인받은 사례를 소개하는데, 그 예로는 타임-랩스 기법을 사용한 동영상 사진들로 식물의 운동을 보여준 헨데리나 스콧, 유리통에 담긴 모래와 물의 실험을 통해 잔물결 자국의 기원을 설명한 허사 에어턴, 부엌 싱크대에서 표면장력을 발견한 아그네스 포켈스를 들 수 있다. 이들의 과학은 실험실에서 생산된 전문과학과 대조하면 ‘홈메이드 과학’이다. 연구주제나 장비, 실험 면에서 홈메이드 과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평가에서도 성차별이 개입했지만 홈메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