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현실에서 소설로,
몰입감 속에서 꽃피는 메시지
‘몰입감’이라는 한 단어면 이 소설의 꽤 많은 부분을 표현할 수 있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뿐 아니라 선우와 지유가 느끼는 감정, 집 안 공기의 무게까지도 세세하게 전달되어 독자는 마치 그 현장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고 두 주인공과 함께 호흡한다.
어느 소설이나 이런 생생함은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 주지만, 특히나 《아지트에서 만나》에서는 이 몰입감이 더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당한 긴장감으로 조금 느슨하게 묘사했더라면 오히려 더 읽기 괴로웠을 두 주인공을 향한 폭력과 처절한 몸부림이 온전한 몰입과 만나는 순간 독자는 소설의 주제와 메시지에 성큼 가까워진다.
다시 말해 그저 주먹을 꼭 쥐고 두 주인공을 응원하며 한 권을 다 읽으면 자연스럽게 소설이 하고픈 말이 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일부러 외우려 하지 않아도 금세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처럼. 굳이 소설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애쓸 필요 없이, 자리에 차분히 앉아 찬찬히 이 이야기를 읽어 보자.
다시 소설에서 현실로,
폭력에 맞서는 애정 어린 관심
자신의 어려움뿐 아니라 서로의 아픔까지도 감싸 주려 노력했던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문득 지금껏 내가 푹 빠져 있던 이야기가 비단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떠올리게 된다. 뉴스와 기사에서 숱하게 봤던 여러 사건들이 떠오른다. 그다음엔 내 주위와 내 안을 들여다본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외면한 적이 없었는지, 지금이라도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화까지 치밀게 하는데도 이런 소설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히 있다. 약자를 향한 폭력은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만이 막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지유 목덜미의 멍 자국을 발견한 선우가 용기를 내 지유에게 다가갔기에, 홍씨 할아버지가 아파트에 사는 많은 사람 중 선우를 늘 지켜보고 있었기에 두 친구는 한 줄기 희망을 붙들 수 있었다. 이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