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책에서 “지구의 화로”라고 할 수 있는 화산 지대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가장 먼저 만난다. 화산이 분출한 직후에는 뜨거운 용암과 화산재로 인해서 그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다. 그러나 화산이 폭발하고 40여 년이 흐른 곳에서는 과학자들조차 놀랄 정도로 생명이 빠르게 다시금 정착하고 있었다. 또한 화산 열수분출구에서는 물론이고 뜨거운 물이 샘솟는 육지에서도 세균과 생물들이 발견되었다. 추운 지방에서 화산의 열기를 이용하여 살아가는 아델리펭귄과 갈매기들도 있다. 제2장에서 만나는 생명들은 “얼어붙은 세계”, 히말라야 산맥과 극지방에서 살아간다. 산맥 정상에서는 세포벽이 얼어서 물리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생명이 살 수 없지만, 해발 7,000미터쯤까지 내려오면 처음으로 지의류(지의류는 사실 종이 아니라 균류와 조류의 긴밀한 복합체이다가 보인다. 추운 곳에서는 생명의 과정이 지극히 느리게 이루어지므로 바위의 작은 얼룩 같아 보이는 지의류도 실제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성장 중인 생명일 수도 있다. 산등성이를 따라 더 내려간 아프리카의 고산지대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식물들이 자란다. 극지방의 생물들은 몸의 열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 촘촘한 털과 커다란 몸집을 가지는 쪽으로 적응했다. 대표적인 동물인 황제펭귄은 펭귄 중에서도 몸집이 가장 크며, 가장 극심한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펭귄이기도 하다. 극지방의 여름은 짧지만 강렬하다. 식물과 동물은 이때를 최대한 활용하여 번식을 하고 그렇게 다음 세대가 이어진다.
제3장 “북쪽 숲”에서는 지구의 고위도에서 살아가는 순록의 뒤를 따라간다. 여름을 툰드라 지대에서 보낸 순록들은 남쪽으로 1,000킬로미터를 행군한 끝에 북반구를 고리처럼 두르고 있는 침엽수림에 다다른다. 툰드라와 달리 이 지방에서는 숲이 조성되는데, 연간 30일의 햇빛과 10도 남짓까지 오르는 기온이 나무의 생장의 필수 조건이다. 그렇지만 이곳 역시 춥고 건조하다.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식물은 뾰족한 바늘잎을 내밀어 수분 손실을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