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의도
과거에 비해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현대 사회.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십 대들도 늘상 “힘들다! 괴롭다!” 아우성이다. 학업 스트레스는 한결 같지만, 사회가 변한 만큼 십 대가 겪는 고민과 갈등은 과거와 그 모습이 다르다. 빈부 격차에 따라 아이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계층이 생긴 건 이미 오래전이다. 타인의 호의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건 너무 순진하고 바보 같은 짓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SNS의 홍수로, 다른 사람의 눈에 보여지는 나를 의식하며 그 시선에 얽매여 지낸다. 자신이 올린 글에 달리는 ‘좋아요’ 수에 연연하기도 하고, 사이버 세상에 빠져 실존하는지조차 모를 존재에게 자신의 운명을 걸기도 한다.
〈떡상의 세계〉는 다양한 압박으로부터 비롯된 위기의 성장기를 나름의 방식으로 부딪쳐 극복하는 오늘날 십 대들의 이야기다. 위기를 이겨내는 데 정답은 없다. 자신의 의지대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떡상의 세계에 이르지 않을까?
김여진, 윤자영, 정명섭, 임지형, 네 명의 작가가 그려 내는 생생하고 짜릿한 네 가지 색 이야기로, 아이들 시각에서 현실적인 희망을 담고 있다.
▣ 작품 소개
■ 유튜버 은휘, 강요당하는 삶에서 떠오르다 <떡상의 세계>_김여진
영화를 소개하는 채널을 운영 중인 초보 유튜버 은휘. 실생활에선 있는 듯 없는 듯 지내길 원하지만, 유튜브 세계에선 주변인에 머물기 싫다. 마침 엄마의 재혼으로, 영화감독 새 아빠까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다. 드디어 새 아빠의 도움으로 만든 콘텐츠가 알신 강림을 받아 주목받는 유튜버로 자리매김한다. 하지만 더 이상 유튜브 제작이 즐겁지 않다. 기대에 찬 응원에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게다가 ‘널 위해’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아빠의 독촉과 강요는 은휘에게 또 다른 학대로 다가와 마음을 짓누른다. 은휘는 주변 시선에 쫓기며 조급해진다.
지난 몇 개월, 깊이를 알 수 없는 수영장에 빠져 발끝으로 바닥을 디뎌 보려고 애썼다. 결국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