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한자의 역설
저자 김근
출판사 삼인
출판일 2009-11-30
정가 12,000원
ISBN 9788964360026
수량
1장 왜 한자를 이해해야 하는가
2장 중국어(한어와 한자
3장 중국이 일찍부터 언어·문자학에 눈을 뜨게 된 배경
4장 한자 서체의 발전
5장 《설문해자》란 어떤 책인가
6장 한자가 헤게모니를 구성하는 원리
7장 한자가 구성하는 사물의 질서
8장 한자: 역설을 수용하는 중국 문화의 패러다임
9장 맺는 말
중국을 지배해온 한자의 힘

문자와 권력, 언어와 욕망, 이데올로기와 무의식의 조합에 관한 서양의 이론을 녹여 동양 고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해온 김근 교수가 전작 《욕망하는 천자문》, 《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한시의 비밀》에 이어 새 책을 냈다. 이번에는 한자에 숨어든 권력 담론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잉여와 역설을, 동전의 양면을 번갈아 보이듯이 드러낸다.
중국은 대략 40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한 국가 체제를 유지해온 나라다. 중국은 오랜 시간 그 모습으로 존재해왔기에 특별히 기이한 현상은 아닌 걸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마다 다른 정서와 시각을 지닌 개인이 모인 한 사회 틀 안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통일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구성원 사이에 상호 이익에 근거한 느슨한 연합 형태라면 모를까 종족이나 민족 정서와 같은 정체성에 근거한 전체주의적인 통일이라면 더욱 유지하기 어렵다. 한 통일 체제로서 4000년의 역사를 유지해온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면, 여기에는 어떤 인위적인 힘이 작용했을 터인데, 중국인들은 그 힘을 한자에서 찾는다. 국가와 사회의 분화는 대개 언어의 분기에서 비롯되는데, 중국 역시 방언의 복잡한 분기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워 분화/분열의 위험이 상존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미지로 소통하는 한자를 문자로 쓴 덕에 이 난관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저자 김근은 먼저 이러한 주장이 일리 있다고 받아들이되, 단순히 의사소통만 된다고 해서 한 사회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낸다. 중국은 거대한 평원지역에 위치했기에, 분화하기보다는 하나로 뭉쳐 큰 형태로 존재하는 게 안보에 용이했다. 한편, 조직이 클수록 안보에는 이롭지만 관리하고 통치하기에는 어렵다는 난점이 있었다. 중국은 넓은 대륙을 하나의 통일국가로 유지하고자, 이상적인 국가 및 사회 체제와 그 속에 사는 인간의 바람직한 인격상을 관념적인 틀로 만들어놓고, 이를 한 이념으로써 세계에 무차별적으로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