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보살’ 이화중선을 아시나요?
이화중선의 본명은 이봉학이며, ‘화중선花中仙’은 목소리가 꽃 속의 선녀 같다는 뜻의 예명이다. 이화중선은 역대 판소리 명창 중에 가장 많은 레코드를 냈고, 공연할 때마다 입장료를 가마니로 쓸어 담았다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화중선은 공연으로 번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어서 소리하는 보살이라고 불렀다.
『아리 아리 아라리요』는 기록물에 흩어져 있는 이화중선의 행적을 바탕으로 생애를 재구성하여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화중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하늘이 내린 소리꾼’, ‘판소리를 대중화한 스타 명창’, ‘가장 많은 레코드를 남긴 소리꾼’ 수많은 칭호 너머에 존재했던 이화중선의 치열하고 아름다웠던 삶을 만날 수 있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일부 판소리 대목은 실제 이화중선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넣어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부록에는 이화중선의 생애를 비롯하여 작품 속에 등장한 명창들의 일생을 소개하고 판소리에 관한 설명을 담았다.
이화중선이 만난 일제 강점기 사람들의 삶
『아리 아리 아라리요』는 이화중선의 발자취를 따라 처참했던 일제 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그려냈다. 조선 총독부에 가려진 경복궁, 일본 쌀 수탈의 상징인 804개의 쌀가마니로 세운 탑, 강제 노동 현장이었던 군함도···. 역사적 사건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세한 묘사와 다채로운 삽화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당시 소리꾼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했고,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자선 공연도 많이 했다. 그래서 소리꾼들은 시대의 아픔을 현장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이었다. 작품 속 이화중선도 공연하는 곳마다 일제의 만행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과 만난다.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아프고 굶주리는 아이들, 바닥에 떨어진 쌀을 주워 먹고사는 아낙네,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강제 징용자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화중선은 일제의 잔혹함에 분노하고 식민지 현실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