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오독’이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
Chapter 1. INSIGHT
혁신의 저주 _1950년대 컨테이너에서 보는 테슬라의 미래 / <더 박스>
상실의 시대 저편에 _에반게리온의 늙은 전사들 / <헤이세이사>
꼰대의 혜안 _실리콘밸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촌철살인자 / <거대한 가속>
가스의 시간 _탄소라는 주홍글씨에 대한 화석연료 구루의 변론 / <뉴 맵>
Too Big To Avoid _기후와 탄소, 미래 에너지에 관한 빌 게이츠의 생각 /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틀려도 맞는 예측 _인간의 창의성을 놓친 기후종말론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미국의 진짜 문제는 ‘미국’이다 _ 이상한 중국을 바라보는 서구의 불안 / <홀로 선 자본주의>
중국의 머리엔 뿔이 없다 _중국을 ‘보통의 나라’로 바라보는 법 / <127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중국 경제>
케이팝은 어떻게 팬데믹이 되었나 _슈퍼전파자의 정체를 탐문하다 / <케이팝의 작은 역사>
우린 아직도 논을 매고 있다 _벼농사 체제로 본 동아시아의 진화사 / <쌀 재난 국가>
없어야 하는 곳에 있는 존재가 사는 법 _잡초가 알려주는 지적(知的 체조법 / <전략가, 잡초>
내 마음속 CCTV _자연스럽게 선(善에 이르는 힘 / <논어>
Chapter 2. MARKET
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 _위대한 쇼맨에 관한 추억 / <위기의 징조들>
엿보기와 베끼기의 고수들 _자본 없이 자본시장 잠식하기 / <자본 없는 자본주의>
Radical and Retro _독점 타짜들의 손목은 순순히 접수될 것인가 / <빅니스>
타다의 ‘신뢰’와 택시의 ‘면허’ _공유경제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 <신뢰이동>
슈퍼스타에게 도장은 필요 없다 _신뢰자산은 어떻게 유니콘을 만들었나 / <신뢰이동>
신뢰가 곧 화폐다 _당근마켓의 브랜드 가치가 중고나라보다 30배 비싼 이유 / <신뢰이동>
착한 독점, 라이언의 불가능한 미션 _시장 지배력과 수익 최소화는 어떻게 비례하는
‘오독’이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이자
대가들의 명저를 나의 생각, 나의 문장으로 만드는 작업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투자와 비즈니스에서 단단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혹은 뚜렷한 현실적 목표가 없더라도 교양을 함양하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책 앞에만 앉으면 유독 작아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이 이들이 책을 펼쳐놓고 머리를 싸매며 (목표를 얻기 위한 정답을 찾으려 애쓴다. 책읽기에 정답 같은 건 없는 데도 말이다.
겨우 찾은 답은 어디서 본 듯 기시감이 든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으면서 남들과 엇비슷하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요약 정리된 유튜브나 보고말까 싶다. 어차피 내가 읽으나 유튜버가 읽으나 똑같은 ‘정답’을 말하는데, 무슨 차이가 있을까 허탈감마저 든다. 책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책 <오독의 즐거움>은 대열을 이탈한다. ‘정면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있는 군중 사이에서 당신의 소매를 살짝 끌어당겨 숨은 포토 존으로 데려 간다. 그곳엔 세계 경제, 패권 갈등, 화폐와 에너지 흐름 같은 거대 담론부터 인간의 복잡 미묘한 심리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 46권의 명저가 있다. 저자는 대가들의 책을 비틀어 읽으며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과 문장으로 재해석했다.
이를테면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에서 현대 사회에서 주가조작 같은 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를 찾는다. 오독을 통해서, 인지혁명을 일으킨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거짓말에 약한 ‘호구 사피엔스’가 읽히는 순간이다(298쪽.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가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자신의 책을 오독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피엔스>를 읽은 이들이 유발 하라리의 생각이 정답이니 그것을 따르는 데 머무른다면, 결국 내 것은 없다. 자기만의 사고와 언어로 읽었을 때 비로소 <사피엔스>에 담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