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대한제국을 회상하며 ·5
제1부 궁에서 보낸 어린 날과 학창 시절
부모님의 만남, 생모와의 이별 ·15
인형 같이 살았던 어린 시절 ·23
노래를 잘 부르는 붕아붕붕 아씨 ·29
사동궁, 어린 시절 나의 집 ·37
굴레에 매어 살던 나날들 ·43
왕실 법도에 갇히고 전쟁으로 얼룩진 학창 시절 ·53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의 약혼 소동 ·61
약혼자 아버지와 담판을 짓다 ·69
읽을거리 ┃ 대한제국의 흥망 ·77
제2부 내 삶을 휘저어 놓은 6·25전쟁
실감할 수 없었던 전쟁 ·83
공포와 굶주림에 떨었던 적 치하의 삶 ·88
인민군 협주단에서의 탈출과 도피 ·94
공산 부역자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 ·100
국군 위문단으로 평양에서 맞은 1·4후퇴 ·107
생모와 살면서 미군 부대에서 근무 ·114
읽을거리 ┃ 대한제국의 상징물 ·121
제3부 80달러 들고 떠난 미국 유학
우연히 찾아온 미국 유학의 기회 ·127
아버지께 끝내 알리지 못한 미국 유학 ·134
자유롭고 행복했던 미국의 대학생 시절 ·144
귀국과 성악의 꿈을 접다 ·148
19년 만의 귀국과 엄청난 실망 ·155
30여 년의 염원 끝에 이룬 부모님의 합장 ·162
읽을거리 ┃ 대한제국의 예법 ·178
제4부 나의 아버지 의친왕
빛바랜 역사책에서 찾아낸 아버지의 참된 모습 ·185
기구한 출생과 양녕대군 같은 운명 ·188
모함과 스캔들에 시달렸던 미국 유학 시절 ·197
일본 권력자 앞에서도 당당했던 의친왕 ·209
삼엄했던 일제의 감시 ·217
실패로 끝난 상하이 탈출 시도 ·229
탈출 실패 후 갇혀버린 의친왕 ·240
일본의 귀족이 아닌 조국의 평민으로 살겠다 ·247
해방 후에도 그치지 않은 고난의 삶 ·255
읽을거리 ┃ 대한제국의 황제릉 ·261
제5부 나의 어머니 의친왕비
궁중의 법도와 결혼한 어머니 ·267
너희 아버지 곁에 묻힐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275
읽을
황실 가족은 왜 비운의 삶을 살았나
조국마저 외면한 궁궐 속 숨은 역사
‘대한제국’은 일제의 국권 침탈로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대한제국은 근현대사 역사책에나 나오는 시절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이 책은 고종 황제의 손녀이며, 의친왕의 딸로 대한제국의 마지막 왕녀인 저자의 일생과 아버지 의친왕, 어머니 의친왕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동안 대한제국 황실에 대한 인식은 무능하여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고, 항일에 대한 의지 없이 유약하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저자는 이러한 왜곡된 세간의 평가를 바로잡고자 자신이 경험하고 목격한 궁궐 안에서의 삶을 그대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생모와 헤어져 사동궁에 살면서 의친왕비의 보살핌을 받았다. 유모, 나인, 상궁같이 시중드는 사람이 늘 옆에 있었고, 소학교에 입학해서는 가까운 학교까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황실의 호사를 누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도 없고,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라는 엄격한 예법의 굴레에 매인 궁중 생활을 답답해하며 자랐다. 여고 시절에는 일제의 전쟁 준비에 동원되는 근로 봉사를 하느라 공부할 시간도 없었으며, 해방 이후 음대를 졸업하고 음악 교사로 일한 지 얼마 안 되어 6ㆍ25전쟁을 맞았다. 전쟁 중 미군 부대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미군 부대의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다, 1956년 단돈 80달러만 가지고 유학을 떠났다. 성악가가 되리라는 꿈은 못 이뤘지만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동양학도서관에서 일하며 구한말 조선 왕조 역사에 남다른 애착과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의친왕비에게 친자식은 없었지만, 의친왕은 여러 후실에게 많은 자녀를 얻었다. 하지만 의친왕비는 불평하는 법이 없었고, 후실에게 얻은 자녀 중 생모가 일찍 죽거나 사정이 있어서 생모가 기르지 못하는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거두어 주었다. 이혜경 왕녀 또한 세 살 때부터 궁으로 데려와 따뜻하게 길러졌고 그녀에게 의친왕비는 생모 이상으로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