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반려동물과의 이별 이야기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의 순간도 찾아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동물은 언젠가 죽게 되니까요. 더구나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면 이별은 피할 수 없습니다.
주인공 가즈마처럼 태어날 때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반려동물을 좋은 친구이자 형제로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동물의 시간은 사람보다 빠르게 흘러 고양이 고토라는 이제 열여섯 살, 사람 나이로 치면 여든 살 먹은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가즈마는 아직 열 살 아이인데 말이죠. 가즈마의 기억 속에서 늘 장난꾸러기였던 고토라는 언제부터인지 웅크리고 잠만 잘 뿐입니다. 그러다 밥을 먹지 않고, 몸무게가 줄고, 기운 없이 늘어져 있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병원에 데려가도 소용이 없습니다. 고토라가 앓고 있는 신부전은 나을 수 없는 병이거든요.
고토라가 다시 건강해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 가즈마. 하지만 엄마는 아픈 고토라보다 병원비를 더 걱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권하는 검사나 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가즈마는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고토라는 열여섯 살이니까 병이 낫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이에요?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거냐고요? 말도 안 돼. 그런 게 어딨어!
_본문 48쪽
아픈 동물을 돌본다는 것의 의미
고토라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가족에게 변화가 생깁니다. 엄마는 식욕이 없는 고토라를 위해 다양한 사료를 준비하고, 고토라의 상태가 나빠질 때마다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가즈마는 일찍 일어나 밤사이에 고토라가 떠나지 않았는지 마음을 졸이며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요.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빠 역시 고토라를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집을 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작가는 고토라의 입을 빌려 고토라의 생각이나 마음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말을 할 수 없는 고토라를 계속 지켜